연합훈련·전략무기 출동 변화하나…한미軍 "우호적 여건조성"

입력 2018-06-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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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전략무기 출동 변화하나…한미軍 "우호적 여건조성"
매티스 "우리 생각 외교관과 함께 한다"…대북 유화조치 시사



(싱가포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미 국방부 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우호적인 여건조성을 뒷받침하기로 합의한 것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양국의 군사 관련 조치를 '로키'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전략무기의 한반도 출동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등의 상황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있어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우호적 여건조성을 국방 차원에서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기로 합의했다.
이를 놓고 회담장 주변에서는 양국 국방장관이 목전에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쪽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는 길이 멀고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국방 당국 차원의 협력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체제안전 보장을 미국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미가 실시하는 연합훈련이나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 차원에서 이뤄지는 전략무기의 빈번한 출동도 북한의 처지에서 보면 엄청난 위협이다.
특히 북한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핵폭탄을 탑재하고 2시간 정도면 한반도 상공에 도착하는 B-52 장거리 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를 비롯한 핵 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를 체제 위협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 전략무기에 탑재되는 핵폭탄이나 함재기 등의 전력은 웬만한 중소 국가의 전투력을 능가하는 수준이고, 언제든 원하는 대상을 전멸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국방 당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드러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선(先)조치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수준이나 전략무기 출동에 상당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도 용인한 것으로 알려진 한미연합훈련의 중단과 같은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과 장비는 얼마든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반도 인근에서 벌어지는 미군 단독 또는 미일 공동훈련에 전략무기를 출동시키더라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분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시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17일 미일 공동훈련에 나선 B-52 폭격기의 항로가 애초 한반도 남단의 KADIZ에 진입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지만, 한미 협의로 진입하지 않은 것은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회담 시작에 앞서 송 장관과 인사말을 나누면서 "역사적 순간에 우리가 여기 있다. 우리 생각은 외교관들과 함께한다"고 말한 것도 유화적인 조치 시행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미국은 만약 유화적인 조치가 시행됐을 때 제기될 비판적인 시각과 안보 불안감 등을 의식하고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과 주한미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매티스 장관은 회담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 변화와 무관하게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공약은 지속 유지될 것"이라며 "주한미군도 현 수준의 전력을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북한과 정상회담에 있어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에 있는 주한미군의 문제는 한국이 원할 경우, 그리고 한미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한미 국방 당국 차원의 우호적인 여건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수준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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