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역은 유라시아횡단철도 시작점…용산역까지 지하화할 것"
이재명 "문 대통령 평화의 길 열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평양 잘 다녀오세요", "파리·런던 가는 열차표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3일 서울역 '명예 역장'이 돼 시민들에게 '평양행 열차표'를 끊어줬다.
서울역 3층 특별 매표소에서 고(故)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평양 가는 기차표를 다오'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경의선 연결의 시작점이 될 도라산역까지 가 고인의 뜻을 기리는 이벤트다. 아직까진 도라산역에서 평양 가는 길이 막혀 있지만, 시민들이 든 열차표에는 '평양행'이라는 글자가 굵게 찍혀 있었다.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두 후보가 한 자리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특별 매표소 오픈에 앞서 박 후보는 "1989년 문익환 목사가 지은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를 보면 서울역에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조르는 장면이 나온다"며 "그 당시는 잠꼬대 같은 얘기로 들었지만 역사가 흐르고 우리 국민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10·4선언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경의선 복원 합의 등이 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북미정삼회담까지 잘 완성되면 문익환 목사가 하셨던 잠꼬대는 잠꼬대가 아닌 진정한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목사가 1989년 방북을 앞두고 지은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에는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라는 구절이 있다.
박 후보는 "서울역은 이제 유라시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의 시작점이자 종착역이 될 것"이라며 "그럼 여기서 평양, 베를린, 파리까지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함께 서울역에서 용산역까지를 지하화하고 지상은 여러 가지 철도 편의시설, 관광 지역으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도라산역을 거쳐 평양으로, 원산 거쳐 러시아로 가는 날이 꼭 올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국민의 뜻을 받들어 평화와 교류 협력 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서 앉아 잘 운전해주시면 머지않아 평양까지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유라시아 철도를 타고 베를린까지 수학여행 가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두 후보에 앞서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 씨가 깜짝 등장해 시민들에게 평양행 열차표를 건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통일맞이'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은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냉전 분단 체제가 아니라 해방된 공간으로 가게 된다"며 "그동안 '종북 놀이'를 하며 정치했던 세력들이 이번 선거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 이번처럼 북풍장사를 안 하는 선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역 전광판에는 최초로 '평양(도라산)' 표시가 뜨고, '평양(도라산)행' 탑승구를 안내하는 문구가 나왔다. 박원순, 이재명 후보는 오후 1시 5분에 떠난 '평양행' 열차를 배웅하며 통일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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