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빈 곳에 추 들어간 연습용 배트 특수 제작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깡∼, 깡∼.'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KBO리그 경기가 열리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낯선 알루미늄 배트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프로야구는 물론이며 고교야구까지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서 알루미늄 배트 소리는 동호인 야구 경기 혹은 리틀야구 경기에서나 들을 수 있게 됐다.
잠실구장에 추억을 소환한 선수는 넥센 내야수 박병호(32)다.
올해 박병호는 타격 훈련에 앞선 티배팅 훈련 때 특수 배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박병호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배트 속 빈 곳에는 묵직한 추가 하나 들어 있다.
스윙 때 배트 헤드가 정확한 타이밍에 나오면 추가 반대편으로 돌아가 '딱'하는 소리가 난다.
대신 헤드가 일찍 돌아가면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무게도 일반 나무 배트(800∼900g)보다 무거운 1㎏을 넘어 경기 전 몸풀기용으로 적합하다.
박병호는 "밸런스를 잡기 위해 이 배트를 쓰기 시작했다"며 "효과가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병호가 휘두르는 걸 보고 다른 선수도 호기심에 하나둘 쓰기 시작했다.
써본 선수들은 "딱 소리 나는 게 재미있어서 티배팅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알루미늄 배트로 몸을 푼 박병호는 나무 배트로 바꿔 들고는 배팅 케이지에 들어갔다.
짧은 스윙 몇 개로 감각을 조율한 그는 이내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박병호의 배팅 훈련은 넥센 선수들에게 작은 구경거리다.
타구 하나가 잠실구장 우중간 관중석 최상단에 꽂히자 선수들 사이에서 "인간이 아니다"라는 감탄이 터졌다.
정작 박병호는 "오늘 밸런스가 안 맞는다"며 손사래 치며 쑥스러운 듯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박병호는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0.315(118타수 28안타), 10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