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녹차잎에 들어있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 Epigallocatechin gallate)가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학과 리즈대학 연구팀은 EGCG가 동맥혈관 벽에 형성돼 혈류를 방해하는 플라크(plaque: 경화반)를 키우는 아폴리포A-1(apoA-1) 단백질과 결합, 이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apoA-1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단백질이 동맥 플라크 안에 축적되면 플라크의 크기가 커지면서 혈류 속도를 더욱 제한하게 된다고 랭커스터대학의 데이비드 미들턴 화학 교수는 밝혔다.
동맥벽에 붙어있던 플라크가 커지면 불안한 상태가 돼 동맥벽에서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돌다가 관상동맥 또는 뇌동맥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EGCG가 플라크 속 apoA-1의 아밀로이드 섬유와 결합하면 이 섬유가 크기가 작은 수용성 소분자로 바뀌어 플라크의 혈관 손상 위험이 줄어든다고 미들턴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가 통상적으로 마시는 녹차의 양으로는 이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녹차를 엄청나게 마시지 않고도 충분한 양의 EGCG를 혈액 속에 주입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 한 가지 방법으로 EGCG의 화학구조를 바꾸면 위에서 보다 쉽게 흡수되고 대사에 대한 저항성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제시했다.
아니면 주사 같은 방법을 통해 EGCG 분자를 동맥 플라크에 직접 전달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GCG의 건강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얼마전부터는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구조를 EGCG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부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GCG는 녹차, 홍차, 백차 등에 함유된 성분으로 녹차에 가장 많이 들어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지 '생화학 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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