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영철 회동 본 김정은 반응주목…'북미합의문' 가능할까

입력 2018-06-04 11:42  

트럼프-김영철 회동 본 김정은 반응주목…'북미합의문' 가능할까
비핵화-체제보장-종전선언 '큰그림'에 先핵폐기 등 세부조율 주목
판문점서 북미 실무회담 사흘연속 개최…싱가포르 의전 협상 지속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CNN 등을 통해 지켜봤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후 김영철 부위원장의 각종 보고도 받아봤을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4일 베이징(北京)을 통해 귀국한다.
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반응이 남은 셈이다.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강력하게 희망해온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고서, 차후 비핵화·체제안전보장 '대담판'의 방향을 결심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에 싱가포르에선 '의전', 판문점에선 '의제' 협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북미정상회담의 '향배'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핵심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일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담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라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협의로 '큰 그림'이 그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북미 양측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가능한 체제안전보장'(CVIG)에서 견해차가 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 논의 필요성 제기로 일단 접점이 찾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까지 여드레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젠 뭔가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는 점이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북미 간에 시한이 명시된 구체적 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 판문점 북미회담의 대표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에 이를 두고 신경전이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에 합의문을 낼 정도로 협의가 진행된다면 '세기의 대담판'이라고 할 북미정상회담은 적어도 절반의 성공을 예약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나고 나서 북미정상회담을 하나의 '과정'임을 강조한 점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선(先) 비핵화후 후(後) 보상이라는 일괄타결식 비핵화를 되뇌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돼 북미 간에 접점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울러 여러차례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열어 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에 북미가 핵심 이슈에 대한 조율을 거쳐 비핵화의 조치와 속도,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을 세부적으로 명시한 로드맵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수석 연구위원은 "과거핵(이미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 현재와 미래핵(핵무기 원료 생산시설), ICBM 등 세가지 패키지를 이행함에 있어 시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해진 것 같다"며 "남은 8일간 패키지별로 북한의 비핵화 대상과 범위, 수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과 군사위협 해소 조치 간에 짝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비핵화의 진정성 차원에서 북한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기 반출·폐기와 관련해서도 접점이 찾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동시적 조치를 요구해온 북한이 미측의 이런 요구에 '성의 있게' 호응한다면, 적어도 핵무기 등의 신고 및 봉인 조치를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아직도 (보유핵을 초반에 반출하는) '트럼프 해법'을 북한이 받아들였는지가 불투명해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기간 신규 대북 제재 유보' 등을 언급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배려해가며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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