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긍정효과 90%' 발언, 처음부터 근로자 가구 대상"
"文정부, 자영업자 위해 노력…여전히 미흡하나 이제 시작, 크게 봐달라"
최저임금 여진 속 이례적인 해명 속 야당의 '경제실패' 비판에 정면 공박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청와대가 4일 홍장표 경제수석의 최저임금 인상 관련 브리핑을 두고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 '부실 통계' 지적이 제기된 것에 대해 잘못된 통계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고, 홍 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의 근거로 '근로자 외 가구(근로소득자가 아닌 무직자·자영업자 등이 가구주인 가구)'를 제외한 근로소득 가구의 개인별 소득을 분석한 국책연구기관의 자료를 제시했다.
그러자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 및 고용여건 악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아전인수 격으로 정부에 유리한 통계를 근거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 수석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아침 (신문) 보도와 그에 기반을 둔 야권의 반응을 살펴봤으며, 두 가지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선 신문을 보면 '영세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제목을 달았는데, 문 대통령이 하신 말씀은 처음부터 전체 가구나 전체 국민을 상대로 한 얘기가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근로자 가구의 90%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잘못된 통계를 끌어다 붙였다는 비판은 본질을 호도한다는 뜻이다.
김 대변인은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다시 옮기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통계를 보면 고용시장 내 고용된 근로자 임금이 다 늘었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늘었다"며 "비근로자의 소득감소, 영세자영업자 등에 따른 문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 효과가 90%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분명히 나눠서, 근로가구에 대해 90%가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셨다는 점을 다시 설명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조금 더 크게 봐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경제성장률이 2%대였고, 그래서 저성장과 저고용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다 이제 3%대로 회복하는 중"이라며 "여전히 미흡하고 국민이 체감하기까지는 아직 부족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제 시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각지대에 있는 비근로자 가구나 영세자영업자, 노령층 등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 것"이라며 "미세한 곳에 주목하기보다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더 크게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야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라고 하면서 국민소득은 감소하고 경제성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에 적용됐던 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강력 해명에 나선 것은 그만큼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둘러싼 여론 악화에 엄중히 대응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분배 악화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여기에 정책 컨트롤타워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경제정책에 대한 잡음이 계속되고 있어 청와대와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소득분배 악화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라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는 진단이 성급하게 내려지고 있는데, 정부가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의 홍보 부족을 질타한 점 역시 이런 강력 대응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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