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내가 적임자"…후보 3명 첫 방송토론 날선 공방

입력 2018-06-04 13:59  

"서울교육감 내가 적임자"…후보 3명 첫 방송토론 날선 공방
조희연 '안정적 변화' 강조…박선영 "서울교육 무너져" 비판
조영달 "정치싸움에 현장 혼란"…공약 검증보다 비방 '눈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4일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3명의 후보는 서울교육의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현 교육감인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변화'를 강조한 반면 보수진영 박선영 후보는 '무너진 서울교육 복원'을, 중도 입장을 내세운 조영달 후보는 '교육의 탈정치'를 각각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후보 3명이 모두 참여한 첫 토론회였지만 공약소개·검증보다 상호 비방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여 정책 토론과 검증이라는 취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조희연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시민의 도움으로 임기 4년을 잘 마쳤다"면서 "서울교육의 안정적 지속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앞으로 4년 조용한 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교육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무너져 내렸다"면서 "서울을 교육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는 "유일한 탈정치 후보"라면서 "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정치 싸움판으로 변하면서 교육현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교육을 정치에서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첫 번째 공통질문에 후보들은 상반된 생각을 밝혔다.
박선영 후보는 "일반고가 외고·자사고 수준이 되도록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조영달 후보는 "특목고·자사고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고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외고가 문제 되는 것은 (이 학교들 탓에) 고교서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고교체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공통질문인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제고 방안에 대해 조영달·조희연 후보는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중심으로 비슷한 구상을 내놨다. 박선영 후보는 유아 1인당 50만원가량 바우처를 제공해 학부모가 좋은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결이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다만 공통질문·답변에 이어진 정책 발표와 1대1 검증토론에서는 후보들이 상호 비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교육계에서 나왔다.
후보들은 질문시간을 이용해 주장을 펼친 뒤에는 상대 후보의 답변을 들으려 하지 않거나 다른 후보 답변 중에 끼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선영 후보는 조희연 후보 전 비서실장이 뇌물죄로 구속된 점과 2015년·2016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청 가운데 꼴찌를 한 점을 언급하며 "서울교육이 부패했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학생 기초학력이 전국 꼴찌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희연 후보는 "비서실장 문제는 송구하다"면서도 "특단의 대책으로 청렴도 꼴찌에서 12위로 올라섰다"고 반박했다. 기초학력 부진 문제에는 "서울에는 최고로 우수한 학생도 많다"면서 "(기초학력 부진은) 전임자 때부터 지속해온 문제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반격에 나선 조희연 후보는 박선영 후보 공약이 '과거 회귀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영달 후보는 조희연 후보가 '정치적'이고 '말 바꾸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희연 후보가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교과전형·수능위주전형 비율을) '1:1:1'로 하자고 정시(모집) 확대성 주장을 한 뒤 곧바로 전국 교육감 회의에서 학종 확대 주장에 동의했다"면서 "미래교육을 중시한다면서 미래학교연구학교는 1곳만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조희연 후보는 "정시 모집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학종과 균형점을 찾아내야 한다"면서 "미래교육과 관련해서는 1천300여개 전체 학교에서 교사들이 토론하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조영달 후보와 박선영 후보 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와 '공약 베끼기'가 논란이 됐다.
박선영 후보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조영달 후보에 대해 "(김대중 정부 때 이뤄진) 전교조 합법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교문수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해찬 키즈'를 양성해 우리 교육에 트라우마를 남겼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영달 후보는 "저는 (1999년 이뤄진) 전교조 합법화와 크게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뒤 박 후보의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수업·학습지원 시스템'이나 '미래서울교육위원회 설치' 등의 공약이 자신의 'AI 애듀내비'나 '서울교육지속가능발전위원회' 공약과 닮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AI나 교육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모두 조영달 후보에게 저작권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조영달 후보와 박선영 후보는 서로에게 "수준 낮은 정치인", "정말 나쁜 교육감 후보"라고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