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연합뉴스) 윤종관 통신원 = 경상북도가 최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국제포럼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포럼 참석자가 형편없이 적은 가운데 '요식행위'만 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포럼에 참석한 교민 등에 따르면 경북도는 지난 1일 알마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18 초원 실크로드와 북방협력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선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참석해 개막사를 하고 일부 전문가들이 강연했다.
그러나 포럼에선 기대에 못미친 상황들이 잇따라 연출됐다.
우선 경북도 행사 진행자는 100여명인데 반해 포럼 참가자는 20여명에 그쳤다.
포럼에 참석한 한 알마티 교민은 "포럼 참석자가 20여명으로 발표자 3명과 그들의 제자 등을 제외하면 '국제포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우 작은 규모"라고 꼬집었다.
통역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포럼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이날 오전 70분간 이어진 기조강연에선 동시통역 완성도가 50%에도 이르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참석한 현지인 대부분이 이어폰을 잠시 착용했다가 빼고 식사시간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날 오후 재개된 포럼에선 동시통역 완성도가 20%도 안돼 참석자 중 이어폰을 낀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
아울러 경북도가 비싼 비용을 들여 한국에서 데려온 한국고전무용단 9명과 태권도시범단 18명도 행사에서 10분간의 공연을 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고려인은 "그렇게 짧게 공연할 바에는 고려인 전통무용단과 태권도협회에 공연을 요청했더라면 왕복항공료와 체재비 등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럼에 초대받은 알마티 시장이 불참하고 대신 부시장이 참석,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다른 교민은 "만찬을 비롯한 부대행사에 고려인협회도 참석하지 않는 등 행사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며 "국민 혈세만 허비한 행사였다"고 질타했다.
경북도의 이번 행사참가 인원은 100여명으로 1일 숙박비가 300달러 이상인 인터콘티넨탈 호텔 등에 1일부터 일부는 2박3일, 일부는 3박4일 묵어 총비용이 2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도 행사 참가자들은 1일 포럼을 진행하고, 2일에는 인근 지역 단체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째인 3일에는 개별관광을 하고 일부는 귀국하고 나머지는 그 다음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호텔 숙박비 등 전체 행사규모 등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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