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 총재 "연준 자산축소 속도 늦춰야"

입력 2018-06-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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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앙은행 총재 "연준 자산축소 속도 늦춰야"
신흥국, 연준 자산축소와 미 국채발행 증가로 달러 부족 이중고
자산축소 조절 없으면 글로벌 경기회복세 멈출 것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속도를 늦춰야만 한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는 4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최근 몇 개월간 신흥국의 달러 조달이 압박을 받는 것은 연준의 정상화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 속도를 늦출 것을 촉구했다.
파텔 총재는 신흥국 달러 조달의 어려움은 종전과 달리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16년 12월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던 변수였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이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한편 감세에 따른 정부의 재원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2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결과라고 풀이했다.
연준은 지난해 10월부터 주택저당채권(MBS)의 재투자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파텔 총재는 축소 규모가 오는 10월 500억 달러로 늘고 내년 12월에는 총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올해 8천40억 달러, 내년에는 9천8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근거로 보면 미 국채의 순발행액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조1천690억 달러, 1조1천7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파텔 총재는 이처럼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신속하게 불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연준이 마땅히 보유 자산 축소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미국 국채가 달러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면서 해외 달러화 채권 시장의 위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파텔 총재는 보유 자산 축소와 국채 발행 확대가 의도치 않게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 '이중고'를 안기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국채 시장을 중심으로 달러 자금이 메말라 버린 탓에 신흥시장에서 지난 6주일 동안 해외자본 흐름의 급격한 역전이 벌어지면서 매주 50억 달러 이상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신흥국 채권과 통화의 가치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파텔 총재는 연준이 변화하는 거시 경제 여건에 맞춰 금리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 조정한 덕분에 지난해 10월까지는 글로벌 파급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자산 축소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영향이 가시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준이 종전에 예상치 못한 국채 발행의 급증에 따라 속도를 조정하지 않은 데다 이를 분명히 인식하지 않은 때문이라는 것이 파텔 총재의 주장이다.
파텔 총재는 연준이 속도를 늦춘다면 신흥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고 세계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충격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 회복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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