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행동 신속통보…"혼잡장소·기간시설 안전 강화"
'외로운 늑대' '소프트타깃 테러' 차단에 실효 거둘지 주목
(런던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영국 정보기관인 국내정보국(M15)이 테러리스트 동조자로 의심되는 이들에 대한 기밀 정보를 민간 부문과 공유하는 등 대테러 대응을 강화한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정보기관과 민간 부문, 다른 협력자 사이에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첨단기술 활용을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대 테러 전략 개선안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우선 테러리스트 동조자로 의심되는 2만명의 정보를 지방정부는 물론 기업 등 민간 부문과 공유할 계획이다.
또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수상한 물품 구매 움직임을 더 신속하게 포착해 경보를 발령하고, 공공장소나 중요 사회기반시설의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누군가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비축하거나 자동차 대여 시 수상한 행동을 하는 등 특이한 거래의 증거를 포착했을 경우 기업이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경보를 울리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일부 범죄에 선고할 수 있는 최고형을 올리고, 테러 용의자를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를 늘리는 한편, 우파 극단주의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접근법도 이번 개선안에 포함됐다.
자비드 장관은 이같은 새 테러 대응 전략은 지난해 런던과 맨체스터 등에서 발생한 테러 당시 노출됐던 문제점과 교훈 등을 반영해 수립됐다고 설명했다.
자비드 장관은 향후 2년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정인이 과격화된 뒤 실제 테러를 계획하기까지의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이같은 과격화를 촉구하는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테러 음모에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실제 2013년 6월 이후 영국 정부는 25건에 달하는 IS 테러 음모를 저지했다. 이중 12건은 지난해 3월 이후 발생했다.
자비드 장관은 그러나 IS와 일반 무슬림(이슬람교도)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무슬림들이 신념을 왜곡하는 아주 적은 소수의 행동에 책임이 있지 않으며, 이러한 극단주자에 맞서는데 있어 무슬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무슬림들은 모스크(회교사원)에서 IS 극단주의를 내쫓거나, 온라인과 거리에서 독이 되는 사상에 반박하면서 싸움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비드 장관은 IS 극단주의자들은 물론 극우 과격주의 세력들로부터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은 프랑스, 독일과 마찬가지로 극단주의에 심취한 '외로운 늑대'들이 저지르는 테러에 수차례 참사를 겪었다.
특히 방심한 민간시설을 겨냥해 사제폭탄이나 차량을 이용, 무차별적으로 저지르는 '소프트타깃 테러'가 빈발해 차단책 마련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 따라 이번에 도입되는 극단주의 동조자 집중감시, 이상거동 경보가 일상으로 침투해가는 테러리즘을 막는 데 실효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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