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저는 농협 직원인데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 말 한마디에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60대 노인은 하마터면 사기당할 뻔했던 정기적금 3천700만원을 고스란히 지킬 수 있었다.
4일 충북농협에 따르면 65세 A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께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다급히 농협은행 제천시지부로 들어섰다. A씨는 창구 직원에게 정기적금을 해지하겠으니 모두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창구에 있던 임혜진(20) 주임은 현금으로 찾으면 도난 위험이 크니 수표로 찾으라고 권유했고 A씨는 임 주임이 시키는 대로 수표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A씨의 휴대전화 스피커폰을 통해 "수표로 발급받지 말고 알려주는 계좌로 곧바로 입금해야 하니 지금 당장 은행 밖으로 나와 통화하자"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김나윤(37) 계장은 즉시 A씨를 따라나섰고 임 주임은 서둘러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
김 계장이 A씨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농협 직원인데 다시 한 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상대방은 욕설을 퍼부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 계장은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검찰이나 금감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빈번하다고 알렸고, 비로소 사기를 당할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감사를 표시했다.
김 계장과 임 주임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철저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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