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이 예멘 사태에 대한 추가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말했다.
미 행정부는 예멘의 주요 항구 호데이다를 장악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지만 미국이 예멘 사태에 추가 개입할 경우 이 나라에 재앙적 결과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UAE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동맹군이 예멘 남서부 호데이다 지역을 재탈환할 수 있도록 감시용 드론 배치 등과 같은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을 서둘러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호데이다 항구는 예멘의 2천900만 명 주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생명선과 같은 곳이라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UAE와 사우디 관리들은 미국이 나서지 않는 한 호데이다를 장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호데이다를 둘러싼 전투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을 수 있으며 미 행정부도 어쩔 수 없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동맹군의 지원을 받는 예멘군은 호데이다 주위에서 후티 반군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호데이다 상황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동맹군이 공격을 감행한다고 해도 상황이 말끔히 정리되고 또 다른 재앙적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지 100%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호데이다를 둘러싼 군사적 상황 악화가 새로운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 행정부와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이 지역 군사작전을 맡은 UAE가 단기적으로 항구로 진격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 데 대해 동의한 상태다.
아랍 관리들에 따르면 이는 유엔의 예멘 특사 마틴 그리피스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양측의 교전 중단 협상에 시동을 걸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예멘군이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손잡고 제멋대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광범하게 확산하고 있다.
미 행정부 내 예멘 담당 전문가들은 4일 만나 향후 어떤 결정을 할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데이다를 점령하려는 예멘군에 적극적으로 군사 지원을 하는 사우디와 UAE는 그동안 미국의 지원을 기대해 왔다.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지난해 호데이다 공격을 위해 미군의 정보 및 감시망, 그리고 직접적인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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