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정음' 1위·'어바웃타임' 9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정통 로맨틱 코미디(로코)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비슷하게 시작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두 편의 성적이 나란히 좋지 않다.
5일 CJ E&M과 닐슨코리아의 5월 넷째 주(5월 21∼27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수목극 '훈남정음'과 tvN 월화극 '어바웃타임'이 각각 1위와 9위로 신규 진입했다.
두 로코의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저조하다.
'훈남정음'은 지난달 31일 방송분 시청률이 3.9%-4.1%로 동시간대 지상파 수목극 중 꼴찌를 기록했다.
첫 방송은 2위로 출발했으나 꼴찌로 추락한 것이다. SBS TV 드라마가 3%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오랜만이다.
'훈남정음'은 '김과장'으로 코믹 연기에 물이 오른 남궁민과 자타공인 로코퀸 황정음이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두 배우 조합으로만 극을 이끌고 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작품을 이끌고 가는 큰 사건 없이 극 중 남궁민이 맡은 강훈남과 황정음이 연기하는 유정음이 만나 티격태격하는 장면만 나열된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바람둥이지만 진정한 사랑은 하지 않는 재벌남과 첫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가진 밝은 여성의 로맨스도 진부하다.
출산 후 복귀작으로 '훈남정음'을 선택한 황정음의 연기가 전작 '그녀는 예뻤다'와 '운빨로맨스'와 차별화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어바웃타임'도 비슷한 지적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어바웃타임' 시청률은 첫 회 1.8%, 2회 2.1%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29일 방송된 4회는 1.5%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다.
까칠한 재벌남과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밝게 살아가는 여성이 서로 얽히는 패턴은 '훈남정음'과 비슷하다
두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과정도 우연의 연속이라 식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성경이 연기하는 최미카엘라가 사람들의 남은 수명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로코와 다른 점이긴 하지만 이 또한 외국 영화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두 드라마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각종 스릴러와 판타지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눈이 이전보다 높아져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로는 주목을 받을 수 없게 된 데도 원인이 있다.
한편, MBC TV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는 CPI 지수 4위로 신규 진입했다.
'이별이 떠났다'는 불륜, 낙태 등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막장으로 느껴지기보다는 파격적이고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채시라가 연기하는 서영희가 출산과 육아를 대하는 태도는 단순히 모성애만을 강조하는 '엄마 이야기'와는 차별화한다.
서영희 외에 김세영(정혜영 분), 정효(조보아 분)가 보여주는 엄마의 모습도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것이라는 점도 호평을 받는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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