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폭스가 6년 만에 한국영화 제작에서 손을 뗐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20세기폭스는 한국영화를 더는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를 제작한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코리아의 김호성 대표가 지난 3월말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대표 자리는 현재 공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계 관계자는 "작년 말 폭스 본사에서 한국영화를 더는 제작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세기폭스는 2012년 신하균 주연 '런닝맨'(142만명 동원)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후 '슬로우비디오'(2014년·117만 명), '나의 절친 악당들'(2015·13만 명)을 제작했고, 2016년 나홍진 감독의 '곡성'으로 68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잭폿을 터뜨렸다. 지난해에는 영화 '대립군'(83만명)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곡성'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모두 기피할 때 폭스가 나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한국영화 다양성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명문중학교를 배경으로 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김지훈 감독) 제작을 마치고 개봉을 앞뒀으나, 주연 배우인 오달수가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20세기폭스가 한국영화 제작을 중단한 것은 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20세기폭스 모회사) 인수 추진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 폭스의 TV와 영화 스튜디오,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에 대한 인수 협상을 마무리 단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두 회사의 한국지사도 합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20세기폭스의 실적 부진 여파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폭스가 제작한 한국영화 6편 중 흥행 문턱을 넘은 작품은 '곡성' 한편뿐이고, 1편은 개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폭스가 그동안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워 '쓰리 빌보드'와 같은 영화를 제작한 만큼 수익성을 문제 삼아 한국영화 제작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