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yonhapnews.co.kr/photo/etc/epa/2018/05/09/PEP20180509014001848_P2.jpg)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왜 항상 유명 미술품을 소개하는 사진에는 젊은 백인 여성이 이를 응시하는 모습만이 있을까."
성폭력·성희롱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확산 등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미술계에서도 '아트 걸(art girls)'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경매업체들은 유명 예술품을 경매에 올리기 전에 사진기자 등을 불러 작품 사진을 찍는다.
이때 작품 옆에서 사진을 응시하는 모습 등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여성 모델이나 직원이 있는데 이들을 '아트 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난주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경매 작품 촬영 시간에 여성 모델의 자리를 해당 분야 전문가 등으로 대체하는 시도를 했다.
소더비 관계자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아트 걸이 성차별주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포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거나 성차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묵은 관습'을 바꿔나가고 있다.
앞서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은 '레이싱 걸'로 불리는 '그리드 걸(grid girls)' 활용을 중단키로 했다.
F1 대회는 올해 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 세계 챔피언 시즌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랜 기간 (대회에서) 단역을 맡아온 그리드 걸을 활용하는 관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F1은 "우리는 이러한 관행이 우리의 브랜드 가치와 어울리지 않으며 분명 오늘날 현대 사회 규범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ap/2018/05/27/PAP20180527183301848_P2.jpg)
사이클 경기를 홍보하며 시상식을 돕는 여성 모델인 '포디움 걸(podium girls)' 을 배치하지 않기로 한 대회 역시 늘어나고 있다.
미술계는 그동안 남성 위주로 운영돼 오면서 여성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경매를 통해 팔린 작품 중 가격이 비싼 순으로 100개를 뽑았을 때 여성 작가의 작품은 13개에 불과했다.
크리스티는 남녀 임금격차가 25%, 소더비는 22.2%에 달하는 등 미술 관련 기관의 남녀 임금불평등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