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네 개 없어도 장애진단 못 받아…후보직 사퇴해야"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5일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시장 후보가 엄지발가락 절단으로 장애인 진단을 받은 것에 대해 "허위로 조작된 서류로 장애인 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YNAPHOTO path='AKR20180605135200063_01_i.jpg' id='AKR20180605135200063_0501' title='기자회견하는 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caption='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 5일 서구 둔산동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허태정 민주당 시장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
박 후보는 이날 서구 둔산동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지발가락 한 개가 절단된 것으로는 절대 장애등급을 받을 수 없다. (장애등급 판정) 기준이 그렇고, 모든 의사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989년 엄지발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허 후보가 2002년 대전의 한 병원에서 발급한 장애진단서를 토대로 지체장애 6급 1호 판정받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장애등급 판정 기준은 지체장애 6급 1호에 대해 한 손의 엄지손가락을 잃은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허 후보의 경우 엄지손가락이 아닌 엄지발가락을 잃었기 때문에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는 "(허 후보와 의사가) 둘이 짜고 작성한 게 아니고는 의사가 이런 진단서를 발급할 이유가 없다"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니, 이 분(당시 의사)의 양심선언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허 후보가 고의로 발가락을 훼손해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의혹에 이어 허위로 장애진단까지 받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허 후보는 광역단체장 후보로서 이런 의혹 제기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를 향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대전의 시민단체들은 권력과 잘못된 관행에 맞서 싸우며 이른바 '권력의 5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진보를 자처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본연의 기능인 권력 감시와 견제 기능을 외면한 채 권력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대전시 산하 기관장에 잇달아 취임한 데 이어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여당 후보에 대한 정책이나 도덕성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게 박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대전참여연대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허태정 유성구청장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력하게 비판했지만 4년 뒤 허 후보의 병역기피 및 장애등급 의혹 등에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는 영일만 방파제 공사현장에서 발가락 네 개를 잃고 엄지발가락만 남은 맹관호(58) 씨가 참석해 허 후보의 장애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맹씨는 "사고로 5개월 동안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 엄지발가락만 남은 상태"라며 "그동안 장애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 두 차례 심사를 요청했지만,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 측은 장애진단서 발급 당시 담당 의사와의 인위적 접촉은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허 후보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인 조승래 의원은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갔더니 원인이 엄지발가락이 없는 것 때문이란 의학적 소견을 들었을 뿐"이라며 "장애등급은 의사의 판단일 뿐 허 후보 본인이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장애등급을 받는 것은 의사의 판단과 행정적 판단만 있을 뿐 장애인 본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며 "의사가 작성한 진단서를 밀봉해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상황에서 허 후보와 의사가 조작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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