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형 집행 마친 테러리스트·급진과격전과자 신병처리 논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에서 복역을 마친 테러리스트나 감옥에서 이른바 '의식화'된 급진과격세력의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잠재적인 위험요인인 만큼 형기를 마치더라도 테러 위협이 있는 한 별도 시설에 계속 감금해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선 '벨기에판 관타나모는 인권침해'라면서 이들을 사회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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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벨기에 제3의 도시 리에주에서 복역 중에 교도소에서 급진과격세력으로 '돌변'한 수감자가 특별외출을 나왔다가 경찰관 2명과 행인을 총격 테러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네덜란드어권에 기반을 둔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 '뉴플레미시동맹(N-VA)'의 바르트 드 베버 대표는 리에주 경찰관 테러 사건 이후 복역을 마친 테러리스트와 교도소에서 과격급진화된 전과자에 대해 테러 예방적 차원에서 형기를 마친 뒤 '행정적 구금'을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벨기에 사법당국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급진과격화된 전과자 28명이 형기를 마치고 석방될 예정이다.
드 베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체포된 테러리스트나 심각하게 과격화된 전과자는 테러 위협이 계속되는 한 석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상황에서 전쟁도 끝나기 전에 전쟁포로를 석방해도 되느냐"고 반문한 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이슬람국가)가 존재하고, 시리아에서 내전이 끝나지 않는 한 기소된 테러리스트는 감금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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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베버 대표의 주장 이전에도 벨기에 연방의회에서는 석방된 극단주의자들을 별도의 시설에 계속 감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 헤인스 벨기에 연방 법무장관은 IS의 테러 위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테러리스트나 급진과격화된 범죄자를 계속 가둬두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면서 "벨기에판 관타나모를 만들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전세계에서 체포한 알카에다 조직원을 비롯해 테러리스트들을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계속 수감하고 있으나 국제적으로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음을 상기시킨 것이다.
헤인스 장관은 "형법에 따르면 형기를 마친 사람을 계속 감금해 둘 수 없다"면서 "예방적 조치로 그들을 잡아두는 행정적 구금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것이 실질적으로 허용되는지 유럽인권법원의 판단을 구해봐야 하겠으나 아직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 베버 대표의 제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벨기에판 관타나모를 설립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또 그는 "테러리스트나 급진과격화된 사람이 풀려나게 되면 당국은 이 사람들을 그냥 잊어버리는 게 아니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해당 지역의 경찰, 국가안보요원, 법원 등이 정기적으로 체크업한다. 다른 나라들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다룬다"며 현행 방식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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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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