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셔틀런' 등 1시간 50분 동안 쉴 새 없이 고강도 체력 훈련
(레오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체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전지훈련 캠프인 오스트리아 두 번째 훈련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파워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5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50분 동안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의 훈련 분위기는 전날과 전혀 달랐다.
첫 훈련에선 스트레칭, 족구 등 레크리에이션 성격의 가벼운 운동을 했지만, 이날은 대다수 선수가 숨이 차 헉헉거릴 정도로 훈련 강도가 셌다.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곧바로 본격적인 체력 훈련에 나섰다.
두 선수가 한 조를 이루는 몸싸움 훈련부터 시작했다.
공중볼 다툼에 대비하기 위해 두 선수가 높이 점프한 뒤 충돌하는 훈련이었는데, 신체 조건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짝을 맞췄다.
이후 씨름을 연상케 하는 몸싸움 훈련도 소화했다.
강도 높은 훈련은 계속됐다.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두고 공격수와 수비수 역할을 맡아 치열한 몸싸움을 진행하는 훈련까지 쉴새 없이 펼쳐졌다.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실전 경기처럼 온 몸을 던지며 훈련에 임했다.
고요한(서울)은 김민우(상주)와 몸싸움을 하다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껴 잠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5대 5 미니게임과 일정한 거리를 왕복으로 뛰는 '셔틀런' 훈련을 마지막으로 소화했다.
대다수 선수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특히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막내 이승우(베로나)의 스피드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승우는 무릎에 두 손을 짚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훈련에서도 특유의 경쟁의식을 발동했다.
그는 셔틀런 훈련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훈련 도중 얼음물을 머리 위에 쏟아낸 뒤 다시 훈련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과 코치진은 어젯밤 회의에서 선수단에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이에 따라 특별히 파워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전날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걱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신 감독은 훈련 후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나고 합류한 선수와 시즌 중 온 선수 간 체력 불균형이 있어 국내 소집 기간에는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지 못했다"면서 "오스트리아에 도착한 후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같아졌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는 파워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은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같은 장소에서 오후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