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경호 용이' 공통점…한 곳은 회담장, 한 곳은 美숙소 될 듯
북미, 12일 정상회담 임박해 장소·동선 공개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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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외교 이벤트로 주목받는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 정부가 시내 중심가 샹그릴라 호텔 주변과 남부 센토사 섬을 잇따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회동은 이 두 곳 중 한 곳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선 샹그릴라 호텔과 센토사 섬 중 어느 쪽이 더 회담 장소로 적합한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싱가포르 정부는 5일 관보를 통해 공공질서법에 따라 센토사 섬 전역과 인근 해역, 센토사 섬과 본토를 잇는 다리 등을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혹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센토사 섬의 최고급 휴양지 카펠라 호텔과 인접 유원지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싱가포르 등이 '특별구역'으로 따로 규정돼 한층 강한 보안조치가 이뤄졌다.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하는 센토사란 이름의 이 섬은 넓이 4.71㎢의 연륙도로 싱가포르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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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은신처였다는 전설이 있는 이 섬은 한때 '블라캉 마티'(죽음의 섬 또는 죽음 뒤의 섬)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영국 식민지 시절에는 영국군 주둔지로 쓰였다.
1965년 독립한 싱가포르 정부는 2년 뒤 영국으로부터 센토사 섬을 돌려받아 관광지로 개발했고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수족관과 골프장, 고급 리조트, 유원지 등이 잇따라 세워져 세계적 휴양지로 부상했다.
본토와 연결된 700여m 길이의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만 차단하면 외부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센토사 섬보다 하루 앞서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된 샹그릴라 호텔도 전철이나 노선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고급 주택가에 위치해 외부인의 접근 차단과 경호에 매우 용이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릴 정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국제회의 유치경험도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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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과 외신은 샹그릴라 호텔이나 카펠라 호텔 중 한 곳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다른 한 곳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사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로는 마리나 베이 인근 풀러턴 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샹그릴라 호텔과 가까운 세인트리지스 호텔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과 미국, 싱가포르 정부는 회담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온 5일 현재도 회담 장소 등과 관련한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싱가포르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원(RSIS) 소속 전문가 앨런 청 박사는 워낙 중요한 회담인 데다, 3천 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드는 등 세계 언론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면서 경호와 인파 분산을 위해 "회담 일에 임박해서야 장소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유력지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관련 외국인 수송을 위해 검정 BMW 7 승용차 다수에 대해 이달 30일까지 주행속도와 안전띠 착용, 전조등 등과 관련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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