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의 배우자는 그가 동성이라고 하더라도 국적과 상관없이 EU의 다른 어느 회원국에서든 거주할 자유가 있다고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5일 판결했다.
특히 거주하려는 국가가 동성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동성 파트너의 거주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ECJ는 밝혔다.
ECJ는 지난 2010년 브뤼셀에서 미국인 남성 파트너와 '결혼'한 루마니아 남성이 2년 후 거주지를 루마니아로 옮기려고 했으나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루마니아 당국이 미국인 파트너에 대해 '배우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3개월 넘게 체류하는 것을 불허하자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ECJ는 판결문에서 EU의 근본정신인 역내 이동의 자유는 비(非) EU 회원국 국적을 가진 배우자에게도 적용되며 배우자에는 동성 파트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EU 회원국은 동성 결혼은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 출신의 동성 배우자에 대해 거주권 부여를 거부함으로써 EU 회원국 국민의 거주권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CJ는 "이동의 자유 권리 행사에 관한 지침에서 결혼에 의해 유대관계를 맺은 사람을 일컫는 '배우자'라는 개념은 성 중립적이므로 EU 회원국 국민의 동성 배우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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