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의 만남은 용감하고 성숙한 결정…긍정적 결과 기대"
"중러 한반도 문제 입장 완벽하게 일치…북한 안전보장 다자 참여 필요"
(서울ㆍ베이징·모스크바=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심재훈 유철종 특파원 = 오는 8일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하면서 관련국들이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6일 신화망(新華網)과 크렘린 궁 등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8∼10일 중국을 국빈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은 중국 중앙광파전시와 인터뷰에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국무위원장)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으며 이 회담이 성공하도록 여러모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우리(러중)의 입장은 아주 가깝거나 완벽하게 일치하며 후자가 더 맞을 것"이라면서 "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을 제안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중국은 최근 상황이 다소 완화되도록 아주 많은 일을 했으며 우리는 이를 아주 기쁘게 생각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한 지도부가 긴장 해소를 위한 유례없는 행보를 취했다"면서 "먼저 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했고 핵실험 중단도 선언했다. 게다가 핵무기 실험을 위한 가장 큰 실험장 가운데 하나(풍계리 핵실험장)를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내게는 이것(북한의 행보)이 예상 밖의 일"이라면서 "이 모두는 우리 모두의 목표인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행보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뒤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자국 안보에 대한 완벽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북한 지도부를 이해한다"면서 "이는 당연한 일이며 특히 리비아, 이라크 등의 비극적 사건 뒤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북한)은 당연히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그 보장이 어떤 것이 될지 그 모든 일이 어떤 기간에 실현될 수 있을지는 지금 얘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 얘기할 수 있고 또 얘기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긴장 완화, 최종적으론 비핵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푸틴은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과 행보를 중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주 유감"이라면서 "이는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루어진 한미 연합공중훈련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한 아주 용감하고 성숙한 결정, 즉 북미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모두 이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길 기다릴 것"이라고 북미 회담 성공에 대한 바람을 거듭 피력했다.
동시에 "러중 로드맵에 따르면 다음 단계는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역내 국가들을 포함한 모든 관련국의 다자적 참여"라면서 비핵화의 대가로 주어질 북한 체제 안전보장 협상에 러시아도 관련국과 함께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푸틴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함께 논의될 남북러 3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도 표시했다.
그는 "러시아가 항상 제안해온 남북러 3자 경제프로젝트도 협상 테이블에 놓여있다. 남북러 간 철도 연결, 가스관 건설 등과 다른 다양한 에너지 시설 건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3자 혹은 중국을 포함한 4자 공동 사업을 위한 가능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국가 간의 대립에 대해 "러시아는 독립 및 주권을 견지하고 있으며 그 어떤 제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려는 시도는 헛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과 적극적이고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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