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국법원장 회의…'재판거래 의혹' 후속조치 분수령

입력 2018-06-06 17:22  

내일 전국법원장 회의…'재판거래 의혹' 후속조치 분수령
사법발전위 '수사 불가피' 의견 무게…법관대표회의도 비슷한 결론 전망
문건 추가공개로 수사촉구 여론 커져…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형사조치 신중'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 의혹 관련자에 대한 형사상 조치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의견을 수렴 중인 가운데 7일 열리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가 향후 조치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적나라한 내용이 담긴 문건 파일 추가 공개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점이 법원 내부 기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6일 법조계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김 대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사법발전위)'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데 다수 위원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 명의의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법원이 수사 절차에 협조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에 다소 무게가 쏠렸다고 한다.
다만 법원 내외부 인사가 고루 참여하는 자문기구인 사법발전위의 성격상 다수결로 최종 입장을 정리하거나 통일된 의견을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시적인 결론이 없어 사태 해결을 모색 중인 김 대법원장의 고민은 여전히 깊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계 안팎의 눈은 7일 열리는 전국법원장 간담회로 쏠린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담화문을 내고 "각계 의견을 종합하여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견 수렴 통로로는 사법발전위와 더불어 전국법원장 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고위 법관이 모이는 법원장 간담회에서는 '형사조치 신중론'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이 5일 "향후 관련 재판을 담당하게 될 법관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라는 이유를 들어 형사고발 등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고참급 법관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현직 법원장들도 검찰 고발보다는 법원 차원의 신중한 해결을 주장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발은 법원 스스로 불신을 초래하는 행위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행정처가 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문건 파일 98개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들 문건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회의 직전에 공개됐다.
문건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행위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법원 안팎에서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법원장 회의에서는 신중론이 주를 이룰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다양한 의견이 나와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11일로 예정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소장파 판사들이 주축이 돼 검찰 고발 또는 수사 의뢰를 촉구하는 의결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장파 판사 중에는 특별조사단 조사에 한계가 있었고, 재판거래 파문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에게는 매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지방법원 소속 임모 부장판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 글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형사조치 반대 의견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환멸이 느껴진다"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재판 거래의 피해 당사자들과 일부 판사, 시민단체 등도 사법 농단에 관여한 인사들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형사고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전체적으로는 수사 의뢰 또는 형사고발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김 대법원장으로선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법원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김 대법원장도 각계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여론에 좌우돼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비판 여론은 물론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고려해 현명한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