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댐 건설로 인한 물 부족 대비책 마련 부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중동에서 대표적인 쌀 수출국으로 통해온 이집트가 이례적으로 쌀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5일(현지시간) 농업 관련 장관들과 회의에서 "시장에 쌀 공급량을 늘리고 부족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쌀을 수입하겠다고 말했다고 이집션가제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다만, 이스마일 총리는 쌀을 수입할 시기나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이집트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쌀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집트는 빵의 재료인 밀뿐 아니라 쌀도 많이 소비한다. 과거에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최대 쌀수출국이었고 작년 쌀 생산량은 약 400만t으로 소비량보다 100만t 정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물 부족에 대한 우려로 벼 재배지를 줄이고 있다.
이를 위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5월 정부가 쌀, 사탕수수 등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의 재배지역을 결정하는 농업법 개정안을 비준했다.
또 이집트는 올해 초 불법적인 벼 재배에 대한 벌금을 늘렸다.
벼 재배 제한은 에티오피아가 2011년부터 나일강 상류에 건설 중인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 문제와 관련돼 있다.
이집트는 이 댐이 완공될 경우 자국에 유입되는 수자원이 많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에티오피아와 갈등을 빚어왔다.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물 소비 줄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일 파이프로 연결된 식수 가격을 45%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재정수입을 확대하면서 국민이 물을 아껴 쓰도록 유도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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