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격' 비판 시위한 보아지치대학생 22명 테러선동 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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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대학생 20여명이 교내에서 반전 구호를 외쳤다가 중형을 받을 위기다.
터키 이스탄불법원에서 6일(현지시간) 테러 선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보아지치대학교 재학생 22명의 재판이 열렸다.
학생들은 올해 3월 캠퍼스에서 터키군의 시리아 북부 아프린 공격을 비판하는 시위를 한 후 당국에 긴급 체포됐다.
이들은 터키군이 아프린을 장악한 이튿날, 교내에서 아프린 작전의 전사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아프린 단맛'이라는 문구를 부착한 간식을 나눠주는 학생들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 학생들은 "점령과 학살에 달콤함이란 없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반전 시위를 했다.
또 터키군을 "점령군" 또는 "무력을 사용한 불법적인 군대"라고 묘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지지 구호를 외쳤다고 추궁했다.
터키 당국은 당시 아프린 작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테러 선동' 혐의로 대거 잡아들였다.
보아지치대학의 반전 시위 학생들도 기숙사를 급습한 경찰에 연행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학생들을 '테러분자'로 불렀다.
법정에서 학생들은 테러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쉬크란 야렌 툰제르라는 이름의 학생은 "나는 폭력을 찬양하지도 테러 선전을 한 것도 아니다"면서 "나는 '파시즘에 대항해 어깨를 나란히', '전쟁 반대' 같은 구호를 외쳤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유죄 판결이 나면 툰제르를 비롯한 학생들은 최대 징역 5년형의 중형을 받을 수 있다.
법정 밖에서는 보아지치대학생들이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학풍의 보아지치대학은 이스탄불대학과 함께 이스탄불의 양대 명문대로 꼽힌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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