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의 반격' 시작된다…알렉사 뛰어넘을까

입력 2018-06-07 08:22  

애플 '시리의 반격' 시작된다…알렉사 뛰어넘을까
WWDC서 iOS 12의 다른 기능에 묻혔지만 한계 넘어설 가능성 엿보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애플이 올해 초 야심 차게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을 내놓았을 때, 홈팟의 핵심인 음성인식 비서 '시리'는 여러 명의 가족 구성원이 동시에 내는 사용자 목소리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면서 동작 오류(버깅)를 범하기 일쑤였다.
급기야 애플은 가성비 나쁜 홈팟의 발주를 출시 석 달 만에 줄이는 굴욕을 맛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음질은 최고지만 스마트 기능은 그렇지 않다(Super Sound, but Not Super Smart)"는 차가운 지적이 실렸다.
애플의 홈팟으로는 아마존이 '상대적으로 더 똑똑해 보이는' AI 비서 알렉사를 채용해 3년씩이나 먼저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당해내기는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시장의 평가도 나왔다.
애플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8)에서 차세대 아이폰·아이패드 운영체제인 iOS 12를 발표했다.
정밀한 안면 트래킹 기술을 구현한 '나만의 애니모지' 미모지(Memoji)와 그룹 페이스타임 등 iOS 12의 현란한 '개인기'가 장내를 수놓으면서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의 업그레이드 소식은 자연스레 뒤로 묻혔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러나 시리가 알렉사를 따라잡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6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WWDC 해설 기사에는 버그 투성이의 허점 많은 비서 시리가 새롭게 진화하고 있으며, 앱스토어의 수백만 개 앱(app)과 결합하면 무궁무진한 행동 역량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저 얄팍한 농담 정도나 받아주는 줄 알았던 시리가 매우 유능하고 파워풀한 디지털 비서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새롭게 '시리팀'을 이끄는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VP)은 "우린 시리가 당신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iOS 12가 유저들의 디바이스에 적용되면 시작될 '시리의 반격'은 WWDC 현장에서 몇 가지 예고편 형태로 소개됐다.
먼저 '시리, 이 커피에 얼마나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상황 설정이다.
시리는 사용자의 커피 음용 습관을 데이터로 축적해놓고 있다.
심지어 매일 아침 주중에는 똑같은 커피를 시켜먹는 사람이라면, 시리는 '스크린-록'을 걸어놓고 중간단계를 생략한 뒤 곧바로 해당 커피가 있는 앱 화면을 사용자 디바이스에 바로 띄울 수 있다.
시리가 멀티 태스킹을 하는 설정도 가능하다.
'시리, 집으로 간다'라고 명령하면 순간 내비게이션 앱을 여는 것은 기본이고 아내에게 '집에 곧 도착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가 하면, 집안의 냉난방기기를 작동시켜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맞추는 것까지 '삼중 동작'을 동시에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시리는 어떤 특정한 앱을 통해서만 주인의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단순 전달자에 불과했다.
메시지를 보내려면 왓츠앱을 열어야 하고, 뭔가 주문하려면 쇼핑앱을 별도로 구동시켜야 했다.
하지만 올가을 iOS 12 체제가 안착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여행일정'이라고 한 마디만 내뱉으면 항공, 렌터카, 호텔 등이 줄줄이 업데이트돼서 동시에 앱이 구동될 수 있는 모바일 환경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까지 아마존 알렉사의 스킬은 수만 가지로 늘어나 있다"면서 "하지만, 시리가 앱스토어에 있는 수백만 개의 앱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끔 능력을 갖춘다면 경쟁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매체는 "2010년 데뷔한 시리는 여전히 버깅이 심하고 한계선이 딱 그어진 음성인식 비서이지만, 동시에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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