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년간 105억 지원…권혁무 센터장 "칼로리 과잉서 비롯된 암·당뇨 해결"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많이 먹고 잘 쓰지 않은 영양분(칼로리)은 몸에 쌓이는데, 이런 상태에서 몸이 받는 스트레스를 '대사 스트레스'라고 한다.
암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사 스트레스를 연구해 질병 치료 기초를 다지는 연구가 시작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의 '대사 스트레스 세포대응 연구센터(CRMSRC·Cellular Responses to Metabolic Stress Research Center)'가 올해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7년간 최대 105억원을 받아 대사 스트레스로 인한 항암제 무 반응성 난치 암과 당뇨병 치료를 위한 기술 기반을 연구한다.
연구센터장 권혁무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암과 당뇨병은 모두 대사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이라며 "기초 연구에서 세포대응 원리를 파악하면 치료제 개발과 진단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 비해 잘 먹으면서 우리 몸에는 많은 에너지가 쌓이고, 이로 인해 고혈당과 고지질, 저산소증,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의 '외인성 대사 스트레스'가 생긴다.
외인성 대사 스트레스는 세포 내 신호 전달계, 세포 소기관(소포체, 미토콘드리아 등)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내인성 대사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이것이 당뇨병이나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너무 잘 먹어 세포 체계에 문제가 생기고 질병이 생기는 셈이다.
대사 스트레스는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이 된다.
치료 초기부터 항암제가 듣지 않는 간암은 대사성 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유방암도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른 대사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연구센터는 대사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세포 속의 대응 메커니즘과 세포끼리 주고받는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대사 스트레스에 의해 조절되는 신호전달 후보 물질을 발굴해 치료제 개발이나 대사 스트레스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권 센터장은 "현재 한국인을 괴롭히는 질병 10개 중 7개 정도는 대사 스트레스와 연결돼 있다"며 "기초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세계적으로 암과 대사질환 환자 수가 급증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원천 지식과 연구법을 구축하면 인류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실험실 연구로 치료제 개발 등의 사업화도 진행할 수 있어 울산에서 중점 추진하는 바이오 메디컬 산업 육성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은 세계 수준의 창의성과 수월성을 보유한 우수 연구 집단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이다.
이학연구센터(SRC)와 공학연구센터(ERC), 융합연구센터(CRC), 기초의과학센터(MRC) 등 4개 분야에서 세계 이슈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한다.
올해 93개 연구센터가 신청해 25개가 선정됐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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