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연초 이후 남북 경협주 63개 종목 분석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올해 들어 남북관계 개선으로 남북 경제협력 테마주가 급등했지만 실적 등 기초여건은 평균에 미달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2일부터 5월 15일까지 남북 경협 테마주 63개 종목(코스피 29개·코스닥 34개)의 주가 흐름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거래소 이들 종목의 주가를 지수화해 분석한 결과, 경협주 지수는 연초 100에서 지난달 15일 현재 207로 급등했다. 2배로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지수는 100에서 101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하면서 경협주의 변동성은 극대화됐다.
해당 기간 경협 테마주의 주가 변동률은 110.6%로 시장 평균(10.1%)의 11배에 달했다.
주가 변동률은 해당 종목의 시가총액 최고치와 최저치 차이를 시총 최저치로 나눈 수치다. 지난 대선 때(2016년 5월 10일∼2017년 8월 31일) 대선 테마주도 변동성이 매우 컸지만 주가 변동률은 54.6%로 집계됐다.
변동성이 커진 탓에 경협주는 변동성 완화장치(VI)가 하루 평균 12.9건이나 발동됐다. 전체 시장(160.1건)에서 발동된 건수의 8.1%다.
시장경보도 빈번하게 발동됐다.
연초 이후 경협 테마주에 대해 투자주의 76건, 투자경고 22건, 투자위험 2건 등 총 100건이 발동됐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발동된 673건 중 14.9%에 해당한다. 경협주(63종목)가 시장 전체(2천149종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인데 시장경보 비중은 이를 크게 웃돈 셈이다.
경협주의 시가총액이나 경영 상황도 상장사 평균을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경협주의 회사당 평균 시가총액은 2천703억원이었다. 상장사 평균 시총(8천934억원) 대비 30.3% 수준이다.
또 경협주는 회사당 평균 매출액이 4천941억원,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시장 전체 회사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각각 62.0%, 14.4% 수준에 그쳤다.
특히 경협주는 1사당 평균 1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남북경협 테마주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형성돼 경협주 시총과 실적이 시장 전체 평균보다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협주의 투자자 비중은 개인이 8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5월에는 90.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전체 개인 투자자 비중은 78.8%였는데 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남북 경협주의 신용융자 비중도 9.5%로 시장 평균(6.1%)보다 3.4%포인트 높았다.
공매도 비중은 4.6%로 시장 평균(6.0%)보다 1.4%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거래소는 "경협주는 남북관계 또는 북미 관계의 진전상황, 남북 경협의 범위 및 진행과정 등을 고려해 실질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마주로 형성되는 기업은 중소기업이 주로 편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과도한 주가상승 및 주가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막연한 기대심리에 편승하기보다는 향후 기업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는지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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