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법원, 대북 항공기부품 수출업체에 벌금 5천600만원

뉴질랜드 법원, 대북 항공기부품 수출업체에 벌금 5천600만원
"유엔 제재 알면서도 간접 수출"…北 에어쇼 중 유엔에 포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뉴질랜드 경비행기 제작사가 유엔의 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항공기 부품을 수출한 혐의가 인정돼 자국 법원으로부터 5천600여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뉴질랜드 마누카우 지방법원은 항공기 제조업체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Pacific Aerospace Ltd.)가 위법 사실을 알면서도 간접 수출을 했다며 벌금 7만4천805 뉴질랜드달러(5천630만원)를 부과했다고 일간 뉴질랜드 헤럴드가 7일 보도했다.



법원은 업체가 유엔 제재 규정을 알면서도 상세 내용을 정확히 신고하지 않았다며 업체의 행위가 "무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에어로스페이스는 북한에 항공기 부품을 간접 수출해, 뉴질랜드 국내법과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항공기 중 하나인 'PAC P-750 XSTOL' 기종이 2016년 9월 북한 원산에서 열린 에어쇼에 등장하면서 유엔 전문가들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 항공기는 통상 스카이다이빙과 화물수송, 항공정찰 등에 이용되는 10인승으로, 당시 북한의 사상 첫 에어쇼에서 다른 전투기 및 군 헬기와 함께 북한 깃발이 새겨진 채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 결과, 이 항공기는 2015년 6월 '베이징 항공'(Beijing Aviation)에 판매됐고, 그해 9월 중국으로 인도됐다.
이 항공기는 2개월 뒤 '베이징 프리스카이 항공'(Beijing Freesky Aviation Co.)에 다시 팔린 뒤 그해 성탄절에 북한으로 넘어갔다.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의 경영자인 대미언 캠프는 이 비행기가 중국 회사로 판매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북한 에어쇼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중국 측 구매자와 계속 접촉하고 있었으며, 중국 구매자는 북한 운영자들을 위한 부품과 훈련을 요청하기도 했다.
법원은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 측이 3차례에 걸쳐 항공기 부품을 수출했다며 이들 부품이 북한으로 넘어가 해당 항공기의 수리에 쓰일 것을 알고 있었다고 결론 지었다.
법원은 또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 측이 중국 내에서 정비교육 일정도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법은 유엔 제재를 어겼을 경우 최대 10만 뉴질랜드달러(7천530만원)의 벌금을 매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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