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종합 검토" 지시 이틀만에 신임 총리 증세 추진 중단 발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 대로 긴축을 시행한 요르단이 성난 민심에 '백기'를 들었다.
신임 오마르 알라자즈 요르단 총리는 7일(암만 현지시간) 소득세 인상법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주민이 시위에 나선 지 여드레만이다.
전날 오후 요르단 노동계와 전문직단체는 총파업을 벌였다.
수천명이 수도 암만의 총리 집무실 밖 대로에서 증세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구 1천만명의 요르단은 걸프국과 달리 에너지 자원이 없는 데다 시리아내전으로 100만명(유엔 등록 기준 66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며 재정난이 심화했다.
요르단은 2016년 IMF로부터 7억2천300만달러 구제금융을 확보하면서 IMF가 권고하는 개혁정책을 집행했다.
긴축정책에 따라 보조금이 줄고 소비세가 올라 연초부터 빵값과 생필품 가격, 공공요금이 줄줄이 상승했다.
높은 실업률과 고물가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소득세 증세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계획까지 공개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압둘라 국왕은 이달 4일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하니 알물키 총리를 경질했으나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세에 직접 타격을 받는 중산층과 전문직 노조가 특히 강하게 반발했으며, 6일 소득세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었다.
긴축과 증세 등 경제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시위는 젊은층이 대거 가세하며 체재 개혁 요구로 번질 조짐까지 나타났다.
서방은 아랍권 주요 동맹국인 요르단 반정부 시위가 혼란으로 치닫지 않을지 주시했다.
요르단 왕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으로서 중동 왕가 중에서도 정통성으로 손꼽히며, 역사적으로 예루살렘 성지의 수호자(관리자) 역할을 했다.
시리아 사태에도 관여한 요르단의 혼란은 자칫 지역 불안정을 부채질할 수 있다.
라자즈 총리는 압둘라 국왕으로부터 소득세를 종합 검토하라는 요청을 받은 지 이틀만에 법안을 폐기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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