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후보 TV토론…경제위기 책임론·드루킹 의혹 '공방'

입력 2018-06-08 02:30  

경남지사 후보 TV토론…경제위기 책임론·드루킹 의혹 '공방'
"과거 도지사 지내며 경남경제 위기 책임" VS "드루킹 사건 최소한 사과해야 예의" VS "정치인 도지사 말고 경제인이 맡아야"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 3명이 7일 밤 KBS창원총국에서 TV토론을 벌였다.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회에 참석한 세 후보는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 공공의료 장비와 인력 확대 방안에 대한 해법 제시와 경제위기 책임론, 드루킹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세 후보는 먼저 공통질문으로 제시된 미세먼지 대책으로 유치원·경로당에 공기청정기 보급, 실내 놀이터 설치, 경유차 신호대기 중 엔진 끄는 법령 제정 등의 대책을 내놨다.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 어린이전문병원 설치, 찾아가는 공공의료기능 강화 등 다양한 공공의료 확대 방안도 제시하며 토론 초반 몸을 풀었다.
그러다가 조선업 붕괴 등 경제위기를 주제로 지역현안 집중토론이 시작되자 김태호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태호 후보는 "현 정부에서 조선업 회생방안은 관공선 공공발주, LNG선박 진출이 전부이고 2016년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재탕에 불과하다"며 "조선업 살리기 위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경수 후보는 "조선업 위기는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되고 박근혜 정부 때 가속화됐다"며 "국가 차원의 위기대응이 부재해 제가 국회 산자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부에 조선업을 살릴 것인지 답변받아내려 했으나 대책이 없었다"고 맞받았다.
김유근 후보는 "두 후보가 (조선산업 위기에 대응해) 항공우주산업과 항노화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한다고 했는데 경남도는 이 분야에 올해 75억원 밖에 지원 안 한다"며 "경남 기술혁신 컨트롤타워인 경남테크노파크의 위상을 제고하고 육성하면 이런 문제 해결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본격 토론에서는 김태호 후보가 드루킹 의혹에 대해 따졌다.
그는 "오늘 드루킹 특검이 임명됐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드루킹 의혹과 관련해 김경수 후보는 차고 넘칠 정도로 증거가 있는 게 사실이고 선거 끝나면 특검 수사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며 "지방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드루킹 사건에 관계된 사람으로 최소한 사과하는 것이 예의다"고 김경수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경수 후보는 "특검은 제가 요구했고 지금은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이다. 제가 문제가 있었다면 그런 특검을 요구했겠느냐"면서 "차고 넘친다는 증거가 있다는 그 발언을 거꾸로 김태호 후보가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근거 없는 정치공세, 낡은 정치는 도민이 싫어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드루킹 사건은 지금까지 제가 책임져야 할 법적인 문제는 나온 바 없고 주장만 있을 뿐이다"며 "이 문제로 네거티브 정치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김경수 후보는 강조했다.
이에 김태호 후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이야기한다. 도민은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며 "도지사선거 이후 바로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후보와 선거 끝나자마자 수사받는 후보에 대한 도민 우려와 염려가 있다"고 되받았다.


김경수 후보는 과거 도지사를 2번 지낸 김태호 후보의 경제위기 책임론을 지적했다.
그는 "2010년 이후 경남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성장률보다 해마다 낮았고 2015년과 2016년은 사실상 0% 성장했다"며 "경기 위축될 때는 지방정부가 나서서 재정투자 확대하는 것이 재정정책 기본인데 홍준표 전 지사 때 채무제로라는 자신의 치적을 위해서인지 경남경제에 필요한 재정투자 안 했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후보는 "채무제로는 당면한 시급한 현안에 대해 투자를 감소했다는 뜻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도지사 재직시절인 2006년에는 경남경제가 제일 좋았다. 재임 기간 경제성장률이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가 재직하던 시기는) 조선업 호황기다"며 "문제는 호황기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는데도 당시 경남도 조선산단 허가가 5개가 나갔고, 그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경제위기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유근 후보는 "김경수 후보가 군대를 안 갔다 왔다고 한다"며 군 복무문제를 따진 데 이어 "홍준표 전 지사가 도지사 자리 때려치우고 사퇴한 이후 경남이 엉망이 됐는데 그런 자유한국당에서 도지사 후보를 낼 수 있나"며 김태호 후보를 쏘아붙였다.
이에 김경수 후보는 "2년 전 총선 때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제가 공장 노동자 경험하러 갔다가 손가락을 다쳤다"며 군 문제를 해명했고 김태호 후보는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경남도정 공백에 대한 한국당의 책임을 인정했다.
김유근 후보는 "경남경제 위기는 경남도지사를 정치인으로 뽑아서 그렇다"며 대통령 출마를 이유로 중간에 사퇴한 김두관, 홍준표 전 지사를 언급한 뒤 "도지사는 정치인을 뽑으면 안 되고 경제인이나 과학자를 뽑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경남지역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김경수 후보는 "홍준표 지사 시절 아이들 밥그릇 차버리는 불행한 사태와 비교하면 김태호 후보가 무상급식 확대 공약을 내 감사하다"며 "그러나 무상급식은 홍 전 지사도 (선거 때) 공약했지만, 무상급식 지원을 거부했다. 도민들이 (김태호 후보의) 무상급식 공약을 믿을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태호 후보는 "무상급식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할 여력이 됐다"며 "초·중·고등학생들의 먹는 문제를 이념적으로 볼 게 아니고 이미 초·중학교와 농촌 고등학교에 이뤄지는 무상급식을 동(洞)지역 고등학교까지 확대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 대해 김경수 후보는 "어떤 도지사가 되더라도 무상급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아이들 밥그릇 차버리는 일이 없도록 학교급식법을 발의했다"며 "그러나 공동발의를 부탁한 경남지역 한국당의원들은 단 한 명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후보는 "도지사 당선되면 무상급식 문제는 더는 우려하지 않도록 확실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해신공항 문제에 대해 김경수·김태호 후보는 이미 국책사업으로 결정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김유근 후보는 밀양신공항 재추진 입장을 밝혔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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