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 박물관 건립 기금 전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오는 8월 29일 경술국치 108주년을 맞아 개관하는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일본인 800여 명과 시민단체 12곳에서 약 1억원의 성금을 내놨다.
8일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에 따르면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은 9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민문연에서 열리는 기금 전달식에서 성금 1억345만 원을 연구소에 기부한다.
이날 전달식에는 안자코 유카 모임 공동대표와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을 비롯해 일본에서 20여 명이 참석한다.
이 모임은 애초 약 5천만원(500만 엔) 모금을 목표로 했지만, 약 두 배에 달하는 1억여원을 모았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에 따르면 일본 광역지자체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가운데 성금이 나오지 않은 곳은 단 두 곳뿐이었다.
전체 개인 기부자 중 100만 엔(약 1천만원) 이상 기부자가 2명, 1만 엔 이상 기부자가 250여 명이다.
이 단체는 박물관 건립을 응원하는 취지로 2015년 11월 발족했다.
이듬해 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금을 모금한다는 팸플릿 4만 부를 찍은 뒤 전후 보상 단체와 한일 우호 지지 단체 등에 협조를 요청해 지난해 초까지 거의 전량을 일본 전국에 배포했다.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은 "일본 내 관련 박물관에도 팸플릿을 비치하고, 여러 단체의 회보를 통해서도 회원들에게 발송했다"며 "평화 집회 참가자들에게도 나눠준 끝에 개인 800여 명, 단체 12곳에서 돈을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성금을 보낸 개인 중에서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은 일제 치하 인천에서 국민학교 선생님으로 일했던 자신의 어머니 이름으로 100만 엔 넘게 기부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그의 어머니는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때 졸업생들을 근로정신대로 떠나보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신 분"이라며 "해당 기부자는 당시 사진 자료도 함께 기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성금을 낸 분 중에는 수십 년 간 일제의 침략 역사를 기록한 자료를 모두 기증한 분도 있다"며 "이 자료들은 모두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1만 엔 이상 기부자를 상대로 박물관 입장권을 발송할 계획이다.
야노 국장은 "공항에서 박물관 근처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올 수 있도록 5천 원을 충전한 교통카드를 입장권에 동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이 더 많이 박물관을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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