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英의 '2021년까지 관세동맹 잔류안'에 "해답 못 돼"

입력 2018-06-09 01:53  

EU, 英의 '2021년까지 관세동맹 잔류안'에 "해답 못 돼"
"수개월내에 해법 찾아야"…북아일랜드 국경문제 결단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8일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뒤 자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EU에 속한 아일랜드 간 자유로인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이후 1년간 EU의 관세동맹에 남는 방안을 제안한 데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 3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선 양측의 비준과정을 고려해 올해 가을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며 향후 수개월 내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영국을 압박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2021년까지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를 제안한 데 대해 "그 제안은 대답을 제공한다기보다는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하드 보더'란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을 확인하거나 통관 절차를 밟도록 해 사람과 물건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약을 받는 것을 말한다.
EU와 아일랜드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지금처럼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국과 아일랜드 간에 오랜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어렵게 얻은 '평화협정'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EU를 탈퇴하면서 단일시장뿐만 아니라 관세동맹을 탈퇴하기로 한 영국으로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게 될 경우 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서로 다른 통행 및 통관 절차가 적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EU와 영국 간 협상에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문제로 진전이 없자 임시방편으로 브렉시트 전환 기간 1년 후인 2021년까지 영국 전체가 EU의 관세동맹에 한시적으로 잔류하고, 그때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하자고 제안했다.하지만 EU 입장에선 영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오는 2021년까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르니에 대표는 회견에서 내년 3월까지 양측에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비준을 마치려면 오는 10월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상기시키면서 "오늘 우리는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시간에 와 있다. 시간이 다 돼 간다"며 영국의 결단을 강조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EU 협상팀이 영국의 제안에 대해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EU 측은 영국의 제안은 결국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의 일원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해석돼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겠다는 영국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르니에 대표는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한) 우리의 '안전장치'는 영국 전체로 확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EU는 이달 말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진전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바르니에 대표는 그동안 영국과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몇몇 이슈가 오는 28, 29일 EU 정상회의 이전에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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