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트럼프 관세폭탄'에 'G6+1' 분열위기속 막올라

입력 2018-06-09 02:18   수정 2018-06-09 08:34

G7 정상회의 '트럼프 관세폭탄'에 'G6+1' 분열위기속 막올라

'反트럼프' 연대조짐…트럼프 "불공정무역 바로잡겠다" 포문
트럼프 '러시아 G7 복귀' 주장…관세 이어 새 논란거리 던져
공동성명 채택 난항 겪을 듯…트럼프, 폐막 앞서 싱가포르행 예정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이 참가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의 샤를부아에서 이틀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이날 오전 퀘벡주의 군 기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안착한 것을 끝으로 G7 정상들은 전날부터 회의가 열리는 캐나다에 모두 도착했다.
정상회의는 이날 정오께부터 공식 환영식과 업무 오찬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G7 정상들은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경제성장,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 건설, 성 평등, 기후변화 및 해양 보호, 청정에너지 등의 이슈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폭탄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 합의 및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사안은 물론이고 무역정책에서도 '관세 폭탄'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가속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미국에 대한 성토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일부 회원국들이 '반 트럼프 연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정상회의는 시작 전부터 이미 파열 조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로 출발하기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대부분 미국에 대한 오랜 불공정무역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G7 국가들과의 불공정한 무역 거래를 바로잡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사실상 포문을 열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룰(규칙)에 기반을 둔 세계질서가 매우 놀랍게도, 주요 설계자이자 보증인인 미국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브로맨스'(남자끼리의 우정)를 과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의 무역정책을 새로운 패권주의 위협으로 묘사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G7의 다른 국가들이 이에 맞설 것을 주장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강하고 책임 있고 투명한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견제구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캐나다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듯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무역과 관련, 우리나라를 위해 캐나다 G7 회의에 가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트뤼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들이 미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고 비금융 장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해달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출발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G7) 회의에 함께 있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G7 복귀를 주장, 새로운 논란거리를 던졌다.
러시아는 선진경제국 협의체 G7의 전신인 'G8 회의'에 참석해 왔지만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및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반군세력 지원 때문에 협의체에서 쫓겨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궁 관리는 러시아가 G7에 복귀할 여건이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비판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관심 없다"고 밝혔고,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인 이탈리아 새 정부의 주세페 콘테 총리는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머지 정상들이 무역 및 관세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상회의 결과물인 공동성명 채택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미국을 뺀 G6가 공동성명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G7)는 갈라지고 말 것"이라며 "G7이 아니라 'G6 플러스 1'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영국은 미국과 좋은 친구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달래기'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돼 정상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9일 공식폐막 약 4시간 전에 먼저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G7 정상들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는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세바란 말라비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나머지 G7 회원국들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수준의 위험에 처해있다"면서도 "미국은 꼭 필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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