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80% 제공…유럽·한국도 가세
2020년까지 29% 성장 전망…비싼 가격·느린 속도는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저가 항공사 증가로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행기를 탈 때면 데이터를 차단하는 '비행기 모드'가 필수처럼 여겨지지만, 요즘에는 기내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항공기가 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은 98% 이상의 항공기에서 와이파이(wif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승객에게는 20MB가 무료로 제공되며,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회원은 비행 내내 데이터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기내 와이파이에 접속한 승객 수가 100만 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에어 등 대다수 미국 항공사 여객기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작년 전체 비행기의 80% 정도가 승객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유럽에서도 세계 최대 위성통신업체 인말새트가 이달부터 기내 인터넷 서비스에 나선다.
국내 항공사 중에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작년 5월부터 에어버스 A350 항공기를 통해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내 와이파이는 크게 지상 기지국을 이용하는 방식과 위성통신 방식(IFC·In-Flight Connectivity)으로 나뉜다.
단거리 노선의 경우 항로에 있는 지상 기지국을 이용해 와이파이를 연결한다. 김포∼제주를 포함한 국내선은 기술적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통신 방식은 지정궤도 위성을 이용한다. 기체 상단에 부착된 안테나가 해당 항로에 있는 위성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 신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IFC는 산악지대나 해상 등 지형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에 주로 장거리 국제선에 이용된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IFC 시장은 연평균 28.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FC를 탑재한 비행기는 2015년 333개에서 2025년 5천193개로 16배 급증할 전망이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느린 속도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와이파이는 1시간에 11.95달러(약 1만3천 원), 3시간 16.95달러, 24시간 21.95달러에 달한다. 미국에서도 국내선 기준 평균 13달러 수준이다.
기내 와이파이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0Mbps가 채 안 된다. 기본적인 웹서핑에는 무리가 없지만, 대용량 이미지나 동영상을 보기는 어렵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와이파이 속도는 지상 기지국과 위성 중계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결국 투자의 문제인데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항공사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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