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3] '김정은 숙소' 세인트 리지스 호텔, 출입통제(종합)

입력 2018-06-09 19:06   수정 2018-06-09 19:06

[북미회담 D-3] '김정은 숙소' 세인트 리지스 호텔, 출입통제(종합)

세로 4m 가로 40∼50m 가림막 설치…"투숙객이냐" 외부인 출입 막아
트럼프 묵을 샹그릴라 호텔도 가림막·검문소 등 설치 중



(싱가포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6·12 북미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물 숙소로 알려진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의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 로비에는 9일 세로 약 4m, 가로 40∼50m의 대형 가림막이 걸렸다.
가림막과 지면까지의 거리는 2m에 불과해 정문에 대놓은 차량을 주변 건물에서 관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호텔 측은 이에 더해 정문 현관 유리문 좌우에 사람 키 높이의 화분 수십 개를 두 줄로 놓아 호텔로 들어서는 사람의 모습을 외부에서 볼 수 없게 했다.
이런 화분들은 호텔 앞 인도에서 로비를 넘겨볼 수 없도록 국기게양대와 주변에도 배치됐다.
정문 옆에는 어제까지는 없었던 엑스레이 검색대가 새로 설치됐고, 한편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엑스레이 검색 장비가 놓여 있었다.
호텔 직원들은 "여기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구역이다. 투숙객이 아니면 당장 나가라"며 취재진을 쫓아냈다.



호텔 앞 도로는 차량 진·출입을 통제하기 쉽도록 편도 4차로의 중앙이 콘크리트 블록으로 분리됐고, 입구 쪽에는 터널 형태의 천막형 임시 검문소가 설치됐다.
지하주차장 진입로에선 차량 출입을 임의로 차단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심지어 맞은편 인도에도 수십m 길이로 펜스를 둘러쳐 행인들이 호텔 쪽을 볼 수 없도록 했다.
호텔 내부에도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이 호텔 로비 곳곳에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보안요원 다수가 배치돼 투숙객이 아니면서도 드나드는 이들을 찾아 진입을 막거나 내쫓고 있다.
1층 로비를 내려다볼 수 있는 메자닌층(1층과 2층 사이)에도 시야를 가리기 위한 화분이 놓였다. 오후 4시 45분께엔 사복경찰관 수십 명이 로비에 모였다가 지하주차장 등으로 흩어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 예정인 인근 샹그릴라 호텔 밸리윙에도 경호와 보안을 위한 조치가 한창이다.
밸리윙 현관 로비에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형태의 가림막이 설치됐다.
주변 주요 도로에는 임시검문소가 설치됐고, 콘크리트 블록과 철제 펜스로 도로와 인도를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호텔은 급조폭발물(IED) 등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고려한 듯 주차장과 건물 외부에 놓인 쓰레기통을 모두 비워 거꾸로 놓아두기도 했다. 밸리윙 주차장은 지난 4일부터 폐쇄돼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숙소로 각각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과 세인트 리지스 호텔이 있는 시내 탕린 권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하고 보안태세를 강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0일 싱가포르에 입국한 뒤 개별적으로 회담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한다.
meolakim@yna.co.kr,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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