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 수백명 모이자 "변화의 열망 느낀다"…민주, TK 집중 공략
대구선 민주노총 항의 시위로 유세 차질…추미애 "훼방 안타깝다"
(서울·대구·포항=연합뉴스) 고상민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6·13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9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쳤다.
'보수의 아성' TK지만, 대구시장과 포항시장 선거 등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민주당은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는 이날 경북 포항 북구 중앙동 유세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박수를 보내자 "정말 고맙다. 눈물이 날 정도다"라고 말문을 열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 대표는 "여기가 포항이 맞나"라고 되물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1997년 대선 유세를 오셨을 때 포항시민극장에 50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오늘 인파를 보고) 김대중 대통령님이 깜짝 놀라시겠다. 부럽다고 하시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많은 분이 자발적으로 오셔서 환호해주시고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며 "과거와 다른 걸 느끼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포항 유권자들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며 "허대만 포항시장 후보를 찍어주면 지진피해복구비(포항 도시재생비)로 6천억원을 지정한 것을 확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풀리면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의 구상처럼 포항도 동해선을 따라 값싼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북한의 석탄이 들어와 포스코 경쟁력을 높이고 포항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오 후보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앞서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고향인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들러 사전투표를 한 뒤 대구 중구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예정에 없던 선대위 회의를 열고 'TK 공략'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회의에서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대구는 3대 도시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이제야말로 대구의 선택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유세에서도 "이제 대구도 결심해달라. 대구가 결심하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했다.
그러나 대구에서는 추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방문한 곳곳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 폐기를 요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져 유세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유세장으로 이동하려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사과하라"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박범계 수석대변인의 차량 위에 올라타는가 하면 추 대표의 차량을 막아섰고, 경찰과 민주당 당직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뒤엉키며 몸싸움을 벌여 한때 인근 도로가 마비되기도 했다.
대구백화점 앞에서는 한 조합원이 연설 도중 연단 앞으로 뛰어들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고, 추 대표는 연설을 3분 만에 마치고 서둘러 연단에서 내려갔다.
추 대표는 포항 유세 후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것이 선거"라며 "주권자인 시민 한 분 한 분에게 공당으로서 정책과 비전을 알리고 투표를 호소하는데 그것을 물리력으로 훼방을 놓고 저지하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민주노총 시위에 유감을 표했다.
추 대표는 대구와 포항에 이어 안동, 충북 단양에서도 유세를 벌이며 한 표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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