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대표 최종선발전 도마서 압도적 1위…태극마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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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진짜 오랜만에 기술에 성공하고, 예전의 감각이 살아났네요. 이런 감각이 돌아온 게 2∼3주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도마의 신(神)'으로 통하는 양학선(26·수원시청)이 모처럼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양학선은 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기계체조 남자 대표선발전에 출전해 특유의 화려한 공중 동작을 뽐냈다.
그는 1차 시기에서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된 자신의 기술 '양 1'을 펼쳐 15.050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선 14.400점을 받아 1, 2차 시기 평균 14.725점으로 10일 열리는 도마 결선에 1위로 진출했다.
4년째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햄스트링)과 싸우는 양학선은 경쟁자들이 개인종합 6개 종목을 모두 뛴 것과 달리 주 종목 도마와 평행봉, 링 3개 종목에만 출전했다.
부상 때문에 다른 3개 종목을 다 소화할 수 없어 자신 있고 대표팀에 도움이 될만한 3개 종목만 뛴 것이다.
양학선은 "착지 때 라인을 벗어나 아주 완벽했다고 볼 순 없지만, 모처럼 예전의 기분을 느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 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그러나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발병한 햄스트링 통증 탓에 양학선은 이후 내리막을 탔다.
2016년에는 오른쪽 아킬레스건마저 수술해 그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불참했다.
3년간의 재활을 거쳐 출전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압도적인 기량으로 도마 결선에 1위로 오르고도 또 햄스트링 부상 악화로 결선을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부상으로 점철된 양학선의 체조 인생에 그야말로 모처럼 햇살이 찾아온 셈이다.
양학선은 부상 치료를 위해 선수촌을 떠나 수원시청 소속팀에서 훈련해왔다. 서울 한맘플러스재활의학과 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소속팀에서 2∼3번씩 기술 훈련을 반복하는 게 그의 일상이다.
양학선은 "전성기 몸 상태를 100%로 본다면, 앞으로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긴 쉽지 않다"고 현재 부상 정도를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몸 상태에 맞게 기술을 펼칠 노하우를 키웠다"고 소개했다.
양학선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대표팀의 단체전 성적을 위해선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을 고루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양학선처럼 특정 종목 전문가는 단체전 성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확실한 금메달을 바란다면 대표팀은 양학선을 꼭 데리고 가야 한다.
양학선은 전성기에 못 미치는 컨디션에도 기량만큼은 세계에서도 독보적이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실수 없이 고난도 연기를 해내는 배짱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양학선은 "이전에 열린 선발전에서 워낙 못 뛰었기에 대표팀 발탁을 솔직히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선수촌에서 훈련하는 것과 바깥에서 훈련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우선 10일 열리는 도마 결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체조협회는 10일 종목별 결선이 끝난 뒤 그간 선발전 성적 등을 종합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대표 선수 5명을 선발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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