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오일챔피언십 2R 6언더파 맹타…생애 첫 우승 기회
(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차 박결(22)은 2015년 데뷔 때 '슈퍼루키'로 대접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년이 되도록 박결은 KLPGA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정상에 서보지 못했다.
박결의 별명은 '필드 인형'이다. 인형처럼 예쁜 얼굴 덕에 생긴 별명이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세월이 이어지자 실력보다는 외모로 더 주목받는 선수라는 비판마저 적지 않았다.
박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미국 전지훈련 때 박결은 실력을 한 단계 이상 향상해야겠다는 생각에 맹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짧은 비거리 때문에 고민하던 박결은 스윙을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들려다 그만 등뼈에 담에 생기고 말았다. 한때는 걷기조차 어려울 만큼 통증이 심해 "이러다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4월에 열린 3개 대회를 모조리 빠지고 치료와 휴식에 매달린 박결은 지난달부터 겨우 필드에 복귀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박결은 9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 오일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선두권에 나섰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6개를 솎아낸 깔끔한 플레이를 펼친 박결은 "이렇게 경기가 잘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샷이나 퍼트가 다 되어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고 자신도 놀라는 눈치였다.
박결은 작년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 최종 라운드 때 66타를 친 이후 1년이 넘도록 6언더파 이하 스코어를 낸 적이 없다.
"아픈 부위가 70%가량 좋아졌을 때부터 경기에 나섰고 지금은 90%가량 나았다"는 박결은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마음 편하게 경기를 치른 덕분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우승 기회가 없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박결은 "이제는 초조하던 마음도 없어졌다.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조급증도 내려놨다"고 털어놨다.
아파서 쉬는 동안 월, 화, 수요일은 그럭저럭 잘 지냈지만, TV에 골프 대회 중계방송이 나오는 금, 토, 일요일은 불안하고 힘들었다는 박결은 "보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리모컨을 집어 들게 되더라"고 웃었다.
골프 경기에 출전해서 필드를 누비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존재 이유라는 사실을 깨달은 셈이다.
모처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순위에 올랐지만 박결이 욕심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다.
박결은 "내일 안 떨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가능하면 캐디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부담감 없이 내 경기에 집중해보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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