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3분의1 800만명 인터넷 이용 덕분에 온라인 쇼핑 가능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17년째 이어지는 내전과 테러로 황폐해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9일 로이터 통신과 톨로 뉴스 등 아프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에서는 최근 아자드바자르(AzadBazar.af), JV바자르(JVBazar.com)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프간 상업부 대변인인 무사페르 보칸디는 "온라인 매장들은 수도 카불에서 2년전 시작해서 지금은 20여개 업체가 거래허가를 받았다"면서 "허가 없이 운영되는 업체는 더 많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아프간 내 개별 판매자들이 직접 상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식의 쇼핑몰들은 옷, 화장품, 주방용품은 물론 자동차, 부동산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8개월전 3만달러(3천200만원) 자본금으로 시작한 '라사온라인스토어'(www.rasaonlinestore.com)는 자체 홈페이지뿐 아니라 페이스북,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창업자인 타밈 라사(28·남)는 "대형 상점과 고객의 다리를 놓는 일을 한다"면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1천∼3천 아프가니(1만5천원∼4만5천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라사는 사업을 서부 헤라트와 남부 칸다하르, 북부 발흐 주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년 전 온라인 쇼핑몰 아프간마트(www.afghanmart.com.af)를 만든 에스마툴라(27·남)는 "하루 평균 50명의 주문을 받고 배송해 준다"면서 "대형 업체들도 자신들이 수입한 상품을 우리를 통해 판매하고자 연락해온다"고 말했다.
아프간에도 이제 국민 3분의1에 가까운 800만명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점이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프간 내 테러 위협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의 위험 요소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됐다.
카불에서 20여년 전부터 옷가게를 운영하면서 2016년 초 온라인 매장도 개설한 아르살란 아미니는 "안전 문제로 가게에 직접 나오기 힘든 고위 공무원들이 온라인 매장의 주요 고객"이라고 아프간 톨로뉴스에 말했다.
에스마툴라는 여성들이 쇼핑하러 외출할 때 겪는 성희롱도 온라인 고객 증가의 한 이유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폭탄 테러 등으로 도로 통행이 차단되면 한 시간 걸릴 배송이 온종일 소요되는 등 치안 불안은 온라인 쇼핑의 확장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모바일 결제 등의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상품 도착 시 현금 지급' 형태로 대부분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배달원들이 강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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