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본격적인 경협 시대를 염두에 둔 관련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 작업에 들어갔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을 논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여건이 무르익으면 경협을 위한 법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 법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남북 경협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이 속속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지난 5일 남북 및 대륙철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3개 법률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은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과 철도산업위원회의 심의 조정 사항에 '남북·대륙 철도의 연결에 관한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정부가 남북 철도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정부가 남북·대륙 철도의 연결을 위한 교류 협력을 촉진하게 하고, 해당 교류협력과 관련된 조사·연구 등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열차 경협을 앞두고 공동 연구·조사 활동을 벌이자고 북측에 제의한 바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의 경우 국토부가 남북한 상호 건설기술의 협력 및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북한의 건설기술 관련 정책과 제도, 현황 등에 관한 조사·연구, 남북한 건설기술의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은 정부가 남북한 건설산업 부문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윤관석 의원은 "남북·대륙철도는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제1 과제로, 통일 여건을 조성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동북아지역 경협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협 관련 법안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은 4∼5월 공공기관이 남북 협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을 무더기로 발의한 바 있다.
강 의원이 개정안을 마련한 법은 한국철도공사법, 한국도로공사법, 한국수자원공사법, 한국공항공사법, 한국감정원법, 국가공간정보기본법,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 항만공사법, 한국환경공단법, 한국광물자원공사법, 한국전력공사법 등 11개에 달한다.
강 의원은 "이들 법률에는 해당 공기업이 해외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는 있지만 남북 교류 및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는 미비해 이들 공기업의 사업 내용에 남북경협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남북경협 시대를 앞두고 남북 교류를 활성화하는 법안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지난달 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북한주민 접촉 신고 수리 규정을 명확히 하고 사후신고가 가능한 사유를 확대하는 한편, 협력사업의 주체에 지자체를 명시하고 정부의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법인과 민간단체에 행정적 지원과 비용을 보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도 최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남북간 체결한 합의서가 정권이 바뀌어도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남북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매년 이행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경우 앞서 비슷한 내용으로 발의된 개정안들이 12건이나 되지만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도 이미 7건이 발의됐으나 아직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발의된 법률안과 관련한 의견을 정리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남북 경협 여건이 조성되면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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