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회담 이틀 전 싱가포르 입국…리셴룽 총리와 각자 회담
다른 공개 일정 없어…막판 의제조율 속 회담전략 최종 점검할듯
(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에 이미 입국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도착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후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35분(한국시간 3시35분)께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항공기 편으로 싱가포르에 들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오후 9시 35분)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도착한 지 6시간 후다.
정상회담이나 국제행사를 앞두고 정상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하루 전에 도착하는 게 통상적인 관례이다.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일 이틀 전 싱가포르행을 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일단 이날 저녁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이 예정됐다. 양국 간 현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리 총리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를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을 하고 김 위원장이 이에 화답하는 식의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김 위원장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지금으로선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에 묵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대비해 참모들과 막판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핵심적 역할을 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외교브레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 '대미통' 리용호 외무상 등을 대동했다. 따라서 11일에는 주로 이들과 회담 전략을 최종 점검하는 데 상당 시간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곧바로 숙소로 직행해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담 하루 전인 11일에는 리셴룽 총리와 회담을 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리 총리를 만나서는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원론적인 대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
리 총리와의 회담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일정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함께 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회담 전략을 가다듬으며 남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판문점 실무협상의 주역이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1일에도 싱가포르에서 접촉을 계속하면서 막판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접촉을 중심으로 북미 간에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북미 정상을 비롯해 양측 협상의 핵심 인사들이 싱가포르에 집결해 있기 때문에 내부적 입장 정리와 교환이 비교적 수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회담이 하루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양측이 최선의 회담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전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 이틀 전에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은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양안 정상회담의 전례에 비춰봐도 이례적이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싱가포르와 중국의 수교 25주년을 맞아 국빈방문 형식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는데, 회담 하루 전인 6일 오후에 입국했다.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은 회담 당일인 7일 낮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방문 일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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