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당 부위원장·김수길 총정치국장 등에 임무 부여한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미정상회담차 10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치(內治)를 어떤 인사에게 맡겼을지도 관심사다.
집권 이후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김 위원장으로선 믿고 국정을 챙길 인물을 지정한 것도 중요한 문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된 북한 정권체제 특성상 예기치 못한 불상사를 차단하려면 내부에서 김 위원장의 '분신'으로 통하는 인물에게 내치를 맡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남겨 빈자리를 메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 로비에서 김 제1부부장이 목격됨으로써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도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과 김영철 등 핵심 실세가 모두 평양을 비운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전문가들은 최룡해 당 부위원장겸 조직지도부장과 지난달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 부재 기간에 내치의 임무를 부여받았을 것으로 관측한다.
최룡해 부위원장이 당과 내각의 업무를 당분간 총괄하고, 북한군의 정치·사상교육 업무를 책임지는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이 군을 장악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됐다. 당 조직지도부는 간부와 당원을 포함해 전 주민에 대한 장악·통제와 인사권을 가진 북한 권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 때도 평양을 지켰던 인물이다.
김수길 총정치국장은 정통 군 출신이자 총정치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김정은 체제 들어 2013년 10월 중장(우리의 소장)에 올랐고, 이번에 별 2개를 추가하며 대장으로 고속승진했다.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 강화 조치로 발탁된 그는 최룡해 부위원장과 손발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당-군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도 내치를 맡게 되지만, 김 위원장 싱가포르 방문 기간 이들의 역할은 제한적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부재 기간 최룡해 부위원장이 전체적으로 국정 상황 관리를 하고 군은 김수길 총정치국장 등이 관장할 것"이리며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총리는 일단 자기 자리를 지키는 수준의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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