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관중신분증 50만개 만든 러시아, 배부에 "바쁘다 바빠"

입력 2018-06-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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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관중신분증 50만개 만든 러시아, 배부에 "바쁘다 바빠"
월드컵 최초 팬 관중신분증 제도 운용…팬아이디 없으면 관람 불가
매끄럽지 못한 관리는 옥에 티…팬 아이디 받고도 입국 못 하는 사례



(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월드컵 보러 오신 분들은 이쪽에서 아이디 찾아가세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도모데도보 국제공항.
한 공항 관계자는 쏟아져나오는 입국객들을 향해 한쪽에 마련된 팬 아이디(Fan ID) 창구를 가리켰다.
이미 수 명의 외국인 축구팬들은 창구에서 개인 신분증과 코드 번호를 내고 팬 아이디라고 쓰여 있는 큼지막한 '관중 신분증'을 받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팬 아이디를 목에 걸고 있는 입국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입국심사에서 팬 아이디를 제시하고 입국장으로 나갔다.
러시아월드컵은 '관중 신분증' 제도를 도입한 첫 월드컵 대회다.
FIFA와 러시아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팬 아이디'로 불리는 '관중 신분증' 제도를 운용한다.
테러 방지가 주목적인데,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선 티켓뿐만 아니라 인적 사항이 기재된 팬 아이디가 필요하다.
팬 아이디는 경기장 입장뿐만 아니라 러시아 입국 때 비자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날 공항과 개막전이 열리는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팬 아이디 배부와 관리로 매우 분주해 보였다.
러시아 통신언론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 기간에 팬 아이디만 무려 50만 개 이상을 제작했다.
러시아는 우편으로 세계 각지에 팬 아이디를 배송했거나 공항과 경기장 인근에서 배부한다.



워낙 많은 양을 배부해서인지, 매끄럽지 못한 관리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팬 아이디가 비자 역할을 대신한다고 홍보된 것과는 다르게, 팬 아이디를 갖고도 러시아 입국이 불허되는 경우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ABC뉴스는 지난 3일 "호주의 축구팬 아론 캄 씨는 최근 월드컵 티켓과 팬 아이디를 받은 뒤 신체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뒤늦게 러시아 당국으로 부터 입국 불허 결정을 전달받아 수백만 원 상당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아론 캄 씨뿐만 아니라 팬 아이디를 수령한 뒤 티켓과 비행기 표를 구매한 상당한 팬들이 뒤늦게 입국 불허 연락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팬 아이디만 믿고 러시아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날 도모데도보 공항에선 팬 아이디를 받고도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축구팬들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흑인이거나 이슬람계였다.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들은 수 시간 동안 관계자들의 감시를 받으며 공항에서 대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왔다는 무함마드 알사우드 씨는 "공항 관계자들에게 입국이 왜 불허됐는지 물어봤지만 아무도 답변해주지 않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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