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북극곰 '통키', 에버랜드 떠나 영국 간다

입력 2018-06-11 10:33   수정 2018-06-11 19:14

국내 유일 북극곰 '통키', 에버랜드 떠나 영국 간다
사람 나이로 70~80세 고령, '행복한 노후' 위한 선택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북극곰인 에버랜드 '통키(24살·수컷)'가 사육장을 떠나 실제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을 갖춘 영국의 야생공원으로 이전한다.



에버랜드는 최근 세계적 멸종위기 희귀동물인 북극곰 통키를 오는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Yorkshire Wildlife Park)으로 이전하기로 야생공원측과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일한 북극곰인 통키는 1995년 경남 마산의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했다. 24살인 통키는 북극곰 수명이 25∼30년인 것을 고려하면 고령이다. 사람 나이로 70∼80세 정도다.
통키가 이주해 노년을 보낼 요크셔 야생공원은 2009년 4월 문을 연 세계적 수준의 생태형 공원이다. 이곳에는 대형 호수와 초원 등 실제 서식지와 유사한 4만㎡의 북극곰 전용 자연환경을 갖춰져 있다.
요크셔 야생공원은 국제북극곰협회(PBI, Polar Bears International)와 보전 활동을 진행할 정도로 북극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보호경험이 풍부한 곳이다. 통키는 기존에 생활하던 북극곰 4마리와 합사하거나 단독 생활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키의 영국 이전은 행정·검역절차, 이동 시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11월 말 진행될 예정이다. 이전에 드는 비용은 전액 에버랜드가 부담한다.
통키가 고령이긴 하지만 수십 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이동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에버랜드를 방문한 요크셔 야생공원의 북극곰 전문가 조너선 크랙넬은 " 통키에 대해 신체 및 질환검사를 해보니 매우 건강해 장시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됐다"면서 "통키가 이전하게 되면 야생공원내 다른 북극곰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에버랜드는 통키의 단짝 친구 북극곰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2015년부터 혼자 남은 통키에게 새로운 친구를 맺어 주고, 나이가 많은 통키에게 최적의 노후 생활공간을 제공하고자 해외 이전 등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7월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폭염 속에서 생활하는 통키의 사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면서 에버랜드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게 된 것도 통키 이전을 결정하게 된 요인이 됐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 초 요크셔 야생공원과 통키 이전에 대해 협의한 끝에 통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이전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15년 가까이 통키를 보살피고 있는 이광희 전임사육사는 "정든 통키와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다른 북극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여름철 영양 관리와 함께 얼음, 간식, 장난감 등 평소 통키가 좋아하는 것들을 준비해 더욱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북극곰을 추가로 도입하지 않기로 한 에버랜드는 현재 북극곰 사육장을 다른 동물을 위한 공간이나 생태보전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최초로 미국 동물원 수족관 협회(AZA, Association of Zoos & Aquariums)의 우수 동물원 인증을 추진하는 등 야생동물 보전과 어린이 교육 기능을 강화한 생태형 동물원으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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