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일방적 행동으로 7개국(G7) 정상회의가 분열상을 보이는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의 험악한 언사에 내외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10일 CNN과 폭스뉴스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언급한 트뤼도 총리를 맹공격했다.
특히 나바로 국장은 "지옥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배신의 외교'를 펼치고 등 뒤에서 칼을 꽂으려는 외국 지도자를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면서 인접국 총리에 전례 없이 비외교적인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나아가 트뤼도 총리가 "근대 캐나다 지도자 가운데 최악의 정치적 오산을 범했다"고 매도했다.
11일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의원들은 물론 전·현직 해외 지도자들도 나바로 국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해온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 애리조나)은 나바로의 발언이 '공화당 노선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 코네티컷)은 트뤼도 총리가 싸움을 건 게 아니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을 바탕으로 트뤼도 총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피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으며 차기 대통령이 회복하기 불가능할 만큼 미국의 신뢰와 영향력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혹평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유엔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는 '나바로가 중국과 전쟁을 일으키려는 자신의 오랜 야망이 실패하자 이제는 캐나다와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나바로의 '지옥' 발언을 겨냥, "천당에 트뤼도를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며 트뤼도 총리의 완벽한 G7 회의 개최에 감사를 나타냈다.
빈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멕시코와 캐나다) 모두 인접국이자 동반자이지만 미국 대통령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미국 건국자의 꿈이나 위대한 국가로서 진정한 가치, 믿음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절하했다.
그는 트뤼도 총리에 일체감을 표명하면서 미국인들에게 '트럼프를 좇아 언제까지 나머지 세계를 적대시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라자 크리슈나무티 하원의원(민주, 일리노이)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트뤼도 총리가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공개적인 불화를 야기함으로써 양국 간 무역협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트뤼도 총리 측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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