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회담장인 '평화의 섬' 센토사 섬은 평소와 다름없는 휴양지의 풍경과 회담을 앞둔 긴장감이 교차했다.
정상회담 당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무진 차량이 달릴 센토사 게이트웨이의 교통 흐름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고 교통 통제도 이뤄지지 않았다.
본섬과 센토사 섬을 잇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도 평소와 다름없이 운행했다. 섬의 안쪽인 남쪽에 있는 해변인 팔라완 비치에도 50∼60여 명의 관광객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해변에 설치된 '특별경비구역' 표지판만 없다면 이곳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비구역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조차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회담장으로 쓰일 카펠라 호텔 입구에 이르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큰길에서 호텔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10여 명의 경찰관들이 차단기를 설치한 채 드나드는 차량을 꼼꼼하게 검색하고 있었다. 또 길목 좌우 약 50m 구간에는 철제 펜스가 길게 늘어서 당국의 보안 강화 조처를 실감케 했다.
또 외부에서 호텔 안으로 다양한 행사용품을 실은 트럭 등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모습도 목격됐다.
오후 3시가 넘어선 시각. 북한의 경호원을 태운 버스 한 대가 호텔로 들어간 이후부터 카펠라 호텔 입구는 북한 경호원과 미국 관리, 그리고 싱가포르 경찰이 함께 경비를 담당하는 구역이 됐다.
호텔 안쪽에서 나온 북한 경호원은 검은색 양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왼쪽 가슴에는 붉은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이 경호원은 미국 관리로 추정되는 사복 차림의 여성과 나란히 입구를 지키며 경찰의 검문검색 상황을 지켜봤다.
미국 관리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따금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지만 북한 경호원은 상대방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망원렌즈로 당시 상황을 촬영하던 한 사진기자는 "북한 경호원은 왜 저렇게 무뚝뚝한지 모르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라는 뜻을 가진 센토사 섬에서는 12일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역사적인 담판이 열린다.
정상회담 당일에도 센토사 섬의 기능은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되지만, 당국은 정상회담에 나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섬 주변에서 철통 경비를 약속한 바 있다.
회담 일인 12일과 13일 본섬과 센토사를 잇는 게이트웨이에서는 일부 차선을 차단한 채 무작위로 보안 검사가 실시된다.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을 이용해 섬에 들어가는 방문객은 별도의 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인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특별경비 조처가 취해지며 드론 비행도 금지된다고 당국은 밝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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