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극우당, 반난민 정서 업고 '파죽지세'…지방선거 압승

입력 2018-06-12 00:24  

伊극우당, 반난민 정서 업고 '파죽지세'…지방선거 압승
'반체제' 오성운동·중도좌파 민주당, 동반 부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한 극우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10일(현지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치른 지방선거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11일 초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연일 난민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은 주요 도시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지난 총선에서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오성운동은 고개를 떨궜다.



이번 선거는 총 20개의 프로빈차(주에 해당하는 레지오네 아랫급 행정단위)를 비롯해 760곳 도시에서 실시됐다. 유권자 수가 약 670만 명에 달해 이달 1일 포퓰리즘 연정 출범 이후 민심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여겨졌다. 수도 로마에서도 15개의 자치구 가운데 2곳에서 선거가 진행됐다.
동맹은 오랜 지지 기반인 북동부 트레비소, 빈첸차에서 과반 득표를 해 결선투표 없이 시장직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상당수 주요 도시에서 중도좌파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어, 2주 후 결선투표에서도 선전을 예고했다.
시칠리아 섬의 카타니아에선 동맹이 주축이 된 중도우파 후보가 민주당 소속의 4선 현직 시장을 누르고, 1차 투표에서 시장직 당선을 결정짓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3월 총선에서 17%의 표를 얻은 동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난민을 겨냥, 연일 강경한 정책을 밝히며 시선을 끄는 살비니 대표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살비니 대표는 10일에도 지중해에서 60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하고 이탈리아에 들어오려던 국제 비정부기구(NGO) 난민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 11일 이탈리아 모든 일간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반면, 지난 3월 4일 총선에서 33%에 육박하는 표를 얻어 단일 정당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떠오르며 포퓰리즘 연정의 주도권을 잡은 오성운동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주춤했다.
오성운동은 20개의 프로빈차 가운데 단 3곳에서만 결선투표 진출을 확정 지었다. 또, 현직 시장을 보유한 시칠리아 섬 라구사에서만 선두 정당으로 이름을 올려 체면을 구겼다.
오성운동은 2016년 6월 지방선거에서 수도 로마와 제4 도시 토리노 시장을 배출하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그동안 지방선거에서는 대체로 저조한 성적을 거둬왔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느슨한 권력 형태가 조직력이 좌우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 노동장관 겸 부총리를 맡고 있는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오성운동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거뒀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똑같은 옛 이야기를 반복하지만, 이는 '가짜 뉴스'"라며 "다윗은 여전히 골리앗을 물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월 총선에서 19%의 득표율에 그쳐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이번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투표가 실시된 20개의 프로빈차 가운데 15곳에서 현직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은 북부 브레시아에서만 1차투표에서 시장을 당선시켰을 뿐, 중부 피사, 시에나 등 전통적인 아성에서는 동맹 후보에게 득표율에서 밀렸다. 이런 결과로 볼 때, 민주당은 2주 뒤 결선투표에서도 상당수 지역을 동맹에게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