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 발표…"5월 한 달 동안 110.1% 상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5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이 2만4천%를 넘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의회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파 야권이 장악한 국회 산하 재정경제개발위원회는 이날 올해 5월 말 현재 연간 물가상승률이 2만4천57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을 1만3천800% 수준으로 추산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5월 한 달 동안의 물가상승률은 110.1%였다.
라파엘 구스만 금융위원회 대변인은 "일일 물가상승률이 2.4%에 달한다"면서 "우리는 매일 비극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가 통제가 어려워지자 지난해부터 공식적인 물가상승률 발표를 중단한 상황이다.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를 공개하지 않자 국회가 매달 물가상승률을 발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유 보유국이지만 대외 부채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상태다. 식품과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해 국민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국회는 외국인 투자 촉진 등을 위해 도입된 지 15년 된 외환 통제 시스템을 없애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환율 약세를 부추기는 과도한 통화 발행의 중단도 촉구해왔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미국 등 외부 세력 및 국내 보수 야권이 주도한 '경제 전쟁' 탓에 경제난이 촉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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