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접 수사 검토"…민주 "옛 여권 조직적 여론조작" 고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과거 각종 선거에서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사건을 배당하고 직접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직접 수사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 수사를 맡기고 지휘할 방침이어서 조만간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매크로를 동원한 여론 조작에 한나라당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관련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고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한 사건을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일당의 포털 댓글조작 사건의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김씨 등의 기소를 맡은 부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지 경찰에 수사를 맡길지는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부터 각종 선거에서 매크로를 활용해 포털에 댓글을 다는 등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다"며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시절에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매크로를 동원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윗선의 개입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댓글조작 의혹 당시 어떤 인물이 관련됐는지는 수사로 가려야 할 사안이라며 고발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검찰이 고발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한 만큼 조만간 관련 사건 수사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장을 접수한 뒤 주말을 거쳐 화요일인 12일에야 사건을 배당했다. 검찰이 이 사안을 매우 신중히 바라보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드루킹 특검'이 현 여권 인사가 연루된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조사에 나서는 시기에 옛 여권을 상대로 한 여론조작 의혹 수사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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