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와 대조…'풍선효과'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지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 대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8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300조2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1천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300조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증가속도도 역대 가장 빠르다.
올해 1∼5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11조3천억원으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
2016년(8조5천억원), 2017년(8조9천억원)만 해도 9조원 미만이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는 일부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한 탓이 있다.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점도 배경이 됐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가팔라졌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3월 말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 잡기에 나섰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3조6천억원 늘어난 650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5월 누적으로는 18조7천억원 늘어 지난해(19조2천억원)보다 증가속도가 둔화했다.
대기업대출은 156조9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2천억원 증가했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 말 1천575조9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조5천억원 늘었다.
정기예금(638조원)이 13조9천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010년 2월(14조8천억원)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방정부 자금이 유입된 데다 은행들이 유동성커버리지관리비율(LCR) 관리를 위해 자금을 조달한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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